특정 이해 관계자와 정치인 가담설

지난 1일 전주지검 군산지청이 이한수 익산시장을 선거법위반혐의로 기소했다.

2007년 5월~7월에 있었던 전북대-익산대 통합논의와 관련해, 익산시의 이익을 대변하고자 했던 시민단체에 이 시장이 활동비용 지원을 약속했고 실제로 지원했다는 게 검찰의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지역사회에서 이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는 것은 우선 이 사건이 담당공무원과 시민단체 관계자가 검찰 조사로 처벌받고 종결된 해묵은 것이며, 사안 자체가 개인 비리가 아닌 공익적 활동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왜 이 시점에서 검찰이 기소를 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는 시민들이 많다.

문제의 발단

정부의 국립대 통폐합 방침에 따라 2007년 3월 전북대와 익산대가 통합하기로 합의했고 5월 양 대학의 통합이 결정됐다.

전북대와 익산대는 통합합의서를 작성하고 시민들을 상대로 공청회를 열었는데, 당시 합의사항이 문제였다.

전북대는 수의대학 중 산업동물분야를 익산으로 이전하고 익산대 농산 계열 학과를 농과대학으로 승격하는 방안을 내놨다.

그런데 익산시민들은 수의대학의 전면적인 이전을 원했는데, 익산시와 전북대간에 물밑 협상으로 수의대 이전이 가시화되는 듯 했다.

하지만 같은 해 7월 10일 익산시와 전북대학 간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전북대는 수의대 이전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익산시 60여개 시민단체가 모여 ‘통합합의서 이행촉구 시민대책위’를 구성해 전북대와 정부 등을 상대로 항의하고 집회를 갖는 등 협상 관철 투쟁에 들어갔는데, 결국 전북대는 같은 달 25일 수의대의 익산 이전을 발표했다.

익산시와 전라북도가 100억원의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조건이 딸린 것이었다. 이로써 익산시민들의 열망은 이뤄졌지만 복잡한 문제가 대두됐다.

이 시장이 시민대책위 관계자들과 같이 한 자리에서 대책위 활동에 대한 비용 지원을 약속했고, 이는 선거를 겨냥한 발언이었다는 것.

이에 따라 7월 익산시선관위의 조사가 실시됐는데, 익산시청 실무 공무원이 경고를 받는 선에서 그쳤다. 하지만 한 달 뒤 검찰은 이한수 시장이 관변단체를 동원하고 시민단체 활동비를 보전해주겠다고 약속한 것을 들어 조사를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의 횡령과 시민단체 관계자의 공갈 혐의가 드러나 구속 기소돼 처벌을 받는 것으로 종결됐다. 기소된 공무원은 옷을 벗었다.

기소 배경

그런데 3년이 더 지난 시점에서 검찰이 선거법 위반으로 이 시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 시장이 시민단체 활동비 지급을 약속했고, 수개 월이 지난 후 3천만 원을 보전해줬다는 것. 사전 선거운동 혐의다.

하지만 사안이 종결된 것으로 알았던 이 시장과 공무원들, 시민들은 왜 이 사건이 이 시점에서 다시 불거졌는지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진정이 들어와 수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음해세력 있나

익산시 일각에서는 이한수 시장에게 사적 감정이 있는 세력들이 은밀하게 움직인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평소 익산시청으로부터 사업을 따내는 등 이권과 관련이 있었고 최근 들어 소외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업자 또는 이 시장에게 정치적으로 감정이 있는 정치인 내지 정치 세력이 이 시장의 기소를 유도했다는 것.

검찰이 사실을 인지하고 자체 수사를 벌인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진정이 제기돼 재수사를 벌여 기소에 이른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시청 및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시장을 정치적으로 흔들기 위한 업자와 특정 정치권 인사들의 합작품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를 겨냥한 듯 이 시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3년 전에 종결된 사안이 지금에 와서 갑자기 터져 나와 기소에까지 이른 것이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부 정치적 음해세력의 무고나 진정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서로 갈등하고 불신하는 사태가 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