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당원 “국회의원이 이럴 수 있나” 불만 고조

2008년 4월 총선이 끝나고 4개월 후인 8월 단합대회를 위해 민주당 익산을지역 조배숙 국회의원과 당직자들, 동면협의회장 등 28명이 백두산을 관광한 사건이 이제야 불거지는 이유는 뭘까.

당시 백두산에 갔다왔다는 협의회장 A씨는 "20여명이 넘게 4박5일동안 백두산을 갖다 온 이후 8명이 여행경비 100만원씩을 보전받았다"고 말했다.

올해 2월께는 이 같은 사실이 익산시선관위에 제보돼 조사를 진행했고, 이후 검찰로 송치됐으나 증거가 없어 '무혐의'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일부 당원들이 이 같은 의혹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것은 당내 민주화를 요구하는 당원들과 조배숙 의원 및 당내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의 불협화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여행을 갔다 와서 참석자들 사이에서 조배숙 의원에 대한 감정적 불만이 많았다"며 "조 의원은 당시 여행버스에서 내릴 때마다 장뇌삼, 깨, 라텍스이불 및 베개세트, 꿀 등으로 보이는 현지 특산물을 바리바리 샀지만 그중에서 당원들을 위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 이번 여행은 지난 총선 때 고생했던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단합도 도모하기 위한 차원인데, 어떻게 자기 것만 그렇게 챙기느냐는 비난이 참석자들 사이에 터져나왔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참석자 B씨는 "국회의원이 쇼핑을 하면서 각종 농특산물을 사는 게 보기 좋지 않았다"며 "함께 여행 간 사람들이 인간적으로 서운함을 느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후 백두산 관광에 대한 시비는 다소 가라앉았지만 같은 해 11월께 상무위원회를 개최하면서 이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새로 선정된 상무위원과 대의원들 일부가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특정인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채워졌다는 비판이 나온 것.

이날 상무위원회에 참석한 한 당직자는 "새로 선정된 상무위원에는 한나라당 출신도 섞여 있어 적잖이 당황스러웠다"며 "게다가 탈당한 사람이 상무위원회에 참석해 문제가 불거졌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가 조배숙 의원을 향해 "백두산 갖다 오후 누구에게는 돈을 주고 누구에게는 안 주느냐"고 따진 일도 벌어졌다.

이 같은 불협화음이 나오면서 일부 당원들과 조배숙 의원 사이에 정치적인 틈새가 생겼고, 지금까지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내 민주화를 요구하는 당원들은 조의원의 행태와 당 운영의 민주화를 내세우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

이 문제는 이달 초 익산을지역 전직 당직자들과 당원들이 중심이 돼 당내 민주화를 요구하면서 결성된 '민주발전위원회'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한편, 백두산 관광경비 보조의혹과 관련, 익산시 선관위는 지난 2월께 조사에 들어갔는데, 일부 돈을 받았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돈을 주었다고 지목된 당사자들이 강력 부인함에 따라 '일부 혐의가 있다'는 의견을 첨부해 8월께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 조사는 8월께 끝났는데, 돈이 건네졌다는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일부 당원들은 "현금이 전달됐기 때문에 증거 확보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분명 돈을 받았다고 고백한 사람이 있는 만큼 법적으로는 끝났을지 몰라도 도덕적으로는 끝난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