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택 의원

“피해막급조치 뒤에 남은 건 무능의 극치”

지난해 9월 긴급대피명령 이후 현재까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는 모현 우남아파트 문제와 관련, 익산시의회 임형택 의원이 익산시의 진정성 있는 모습을 촉구하고 나섰다.

임 의원은 지난 3개월간 긴급대피명령에 대한 조사활동을 펼쳤던 청원특위의 결과를 토대로, 현재까지 전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익산시 행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지난 19일 임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익산시의회는 모현 우남아파트 비상대책위원장이 제기한 문제점들의 사실관계를 조사해 시민들에게 실상을 알리고 주민들의 요구에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3개월 간 관계공무원 및 이해관계인 출석조사 현장방문, 타 지역 현장견학, 공개토론회 등을 진행하고 긴급대피명령은 부실한 졸속행정이라고 결론지었다”면서 “문제해결을 위해 정밀안전진단 실시 및 안전조치 강화, 최종 결정권자로서 익산시장의 책임 있는 답변과 실천 등을 건의했지만, 익산시가 오히려 말 바꾸기나 거짓말로 시민을 기만하는 등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임 의원은 ▲익산시는 아파트가 곧 무너질 것 같은 불안감을 조성했지만,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주민들이 아무런 문제없이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 점 ▲익산시가 후속대책으로 추진한 재건축·재개발은 특정 건설사의 부추김과 특정 주민의 요구에 의해 추진된 정황이 엿보이는 점 ▲긴급대피명령 과정에서 지시에 응하지 않는 주택과장을 감사조치 및 인사조치하는 등 불과 보름사이에 주택과장 2명이 교체됐고, 새로 온 주택과장이 발령 한 달 만에 긴급대피명령이 내려진 점 ▲그간 재건축·재개발 추진 입장을 계속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 재건축·재개발이 불가능하다고 하는 점 ▲계속 거주를 희망하는 비상대책위원장과 단 한 차례 만나 여전히 재건축·재개발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는 점 ▲최소한의 안전시설 설치조차도 외면하고 있는 점 등을 들었다.

이어 임 의원은 “익산시는 긴급한 위험징후도 없는 상황에서 긴급대피명령을 내려 재산가치 하락, 정신적 고통, 무너지는 아파트에 사는 부모와 아이들이라는 낙인찍기, 자기 집 놔두고 전·월세 전전하게 만들기를 해놓고서 지금에 와서는 나 몰라라 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남의 집 외양간이 부실하게 만들어져 있다며 소를 풀어주고서 외양간이 부실하니 주인들이 알아서 고쳐 쓰든 새로 짓든 하고 집 나간 소도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긴급한 위험에 대한 객관적 증거 없이 막연하게 주민들에게 불안을 조성해 대책도 없이 주민들을 삶터에서 내쫓은 것은 익산시 행정의 독단과 독선, 무능의 극치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익산시는 더 이상 주민안전을 볼모로 막연한 불안감을 조성하거나 구차한 변명과 거짓말에 시간과 행정력을 낭비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졸속행정의 잘못을 인정하고 문제해결에 진정성 있게 나서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송승욱 기자

市, “비난 더는 묵과 못해”

임 의원의 이러한 지적에 익산시는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반박에 나섰다.

시는 이를 통해 “우남아파트 문제해결을 위한 청원특위의 7가지 제언은 입주민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사항이고, 주민들의 합리적 합의가 선행된 후 행정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특히 “현재까지도 문제해결에 노력하고 있는 시에 대해 거짓말로 시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은 시를 흠집 낼 의도가 있지 않나 심히 우려되는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는 ▲모현 우남아파트가 1992년 10월 30일 준공 이후 부실시공 민원이 제기됨에 따라 2002년 12월 입주민들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했고 슬라브 처짐 등 구조적 문제점이 발견돼 당시 시장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재난위험시설로 지정한 점 ▲이후에도 수차례 보수보강을 요구했으나 24년이 경과한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보수보강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노후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시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40조(대피명령)에 의거 적법하게 대피명령을 발동한 점 ▲2010년 3월 대법원에서도 모현 우남아파트에 대한 하자 및 부실시공을 인정해 입주민들에게 7억4,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고, 시에서도 전문가 T/F팀의 안전점검 실시결과 아파트의 노후화와 피로도가 심하게 진행돼 건축물 안전에 심각한 우려가 예상된다는 판단을 내린 점 등을 설명하며 “이러한 모든 상황이 종합적으로 고려돼 긴급대피명령을 발동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임형택 의원이 ‘졸속행정’, ‘거짓말’, ‘기만’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으로 지속적으로 시 행정을 흠집 내는 것은 익산시 위상을 떨어뜨리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임 의원은 청원특위가 문제해결을 위해 제언했음에도 익산시가 아무런 후속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는 특위의 제언을 존중하며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2002년 모현 우남아파트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했던 ㈜한국구조안전기술원 대표에 따르면 현재 우남아파트는 2002년 정밀안전진단 당시보다 슬라브 처짐에 따른 균열이 더 확대됐고 추가적인 균열들도 다량 발생했을 뿐 아니라 철근부식으로 인한 박리현상 등 노후화가 더욱 진행돼 결함상태가 매우 심각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면서 “재난사고는 항상 예고 없이 닥치고 대형사고는 몇 번의 경미한 사고와 수차례의 사소한 징후들이 누적돼 비롯되기 때문에, ‘안전을 볼모로 막연한 불안감을 조성하지 말라’는 임 의원의 경고는 그야말로 안전불감증에 기인한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에서는 아직까지 대피하지 않은 주민들의 생명보호를 위해 안전점검 장비인 계측기를 추가로 설치하고 담당공무원이 매일 점검활동을 하는 등 안전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양분돼 있는 입주민 협의체가 구성될 수 있도록 추진 중에 있다”면서 “재난위험성이 컸기에 부득이 대피명령을 발동하고 해결책을 마련 중인 시에 대해 불안감을 조성했다고 하는 것은 시와 입주민들과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로 밖에 볼 수 없고, 시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무책임한 비판과 비난을 위한 비난은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송승욱 기자

“끝장토론 합시다”

모현 우남아파트 관련 익산시의 해명자료에 대해 임형택 의원이 진정성 없는 익산시에 반성을 촉구하고 공개적인 끝장토론을 제안하는 등 재반박에 나섰다.

임 의원은 지난 21일자 익산시 해명자료를 토대로, 익산시가 주장하고 있는 내용과 긴급대피명령에 대한 조사활동을 펼쳤던 청원특위의 결과를 하나씩 대조해 언행불일치적인 행정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지난 22일 임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시는 1개월 추진으로 긴급대피명령을 발동했으며, 의회는 3개월간의 조사활동을 거쳐 긴급대피명령은 시의 부실한 졸속행정으로 결론짓게 됐다”며 박경철 시장은 지난해 6월 16일 당선인 시절 모현 우남아파트 피난명령 검토 지시 이후, 8월 4일 주민간담회에서 특정주민들의 주장에 따라 강제피난명령과 재건축 지원을 약속하고서 1개월여 추진으로 9월 11일 마치 비밀작전 펼치듯 갑작스레 긴급대피명령을 내렸다”며 스스로 위상을 떨어뜨린 익산시 행정을 지적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임 의원은 ▲익산시가 지난해 9월 15일 단 40분 정도의 아파트 현장설명회를 일방적 공지 위주로 진행한 점 ▲공문을 통해 주장해온 재건축·재개발 추진과 관련해 입장을 전면적으로 부정해 거짓말을 하고 있는 점 ▲비상대책위원장과 단 한 차례 만났으나, 여전히 재건축·재개발 쪽으로 방향을 유도하고 있는 점 ▲비상대책위원회 주민들과의 논의 장소를 일방적으로 재건축 추진위원회 사무실로 바꿔 진행하려 한 점 등을 들었다.

이어 임 의원은 “시는 ‘졸속행정’, ‘거짓말’, ‘기만’이라는 표현에 자극적이라며 흥분하기 보다는 왜 이런 지적을 받고 있는 스스로를 되돌아보기 바란다”며 “말과 실천이 맞지 않는 언행불일치의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여전히 일방통행하고 있는 익산시 행정을 주민들은 신뢰하지 않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또한 “익산시는 12년만에 아파트 상태를 불과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동안 육안점검한 (주)한국구조안전기술원 대표를 공개토론회 패널로 초대했다”며 “시의회는 2007년부터 2014년까지 7년 간 매월 1회 변위조사 및 안전점검을 실시한 전문기관의 보고서를 토대로 결과를 도출했고, 짧은 시간동안 육안검사를 진행한 전문가의 의견과 7년 동안 안전점검 및 변위조사를 실시한 전문기관의 결과보고서 중 어느 것이 더 설득력이 있는지 생각해야 된다”고 꼬집었다.

특히 임 의원은 긴급대피명령은 부실한 졸속행정이었다는 5가지 이유 가운데 하나로 ‘긴급한 붕괴위험의 객관적 증거가 대단히 부족했다’고 결론 내렸으며, 익산시가 우남아파트 안전점검 T/F팀의 운영결과를 긴급대피명령의 근거로 삼기에는 객관성, 타당성의 부족함을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임 의원은 “최종결정자인 익산시장은 ‘충실한 답변을 위해 담당공무원을 출석시킨다’며 3번의 출석요구에 모두 불응했고, 출석한 공무원들 또한 ‘최종결정은 시장이 내렸다’며 책임을 회피하거나,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거짓말을 하는 등 충실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며 “본 의원은 보도자료, 해명자료 등의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지 말고 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힐 수 있도록 공개적인 끝장토론을 제안한다”며 시장과 부시장의 책임 있는 태도를 촉구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