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궁지역 실태조사 없이 ‘이럴 것으로 예측된다’
매년 되풀이되는 무용지물 악취대책.. 개선 시급 
익산시가 매년 수천만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하고 있는 악취 관련 연구개발 사업이 부실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2001년 이후 10년 넘게 대동소이한 연구를 진행하며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근원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현황파악이나 실태조사에 급급한 연구개발 사업에 시민 혈세가 지속적으로 투입되고 있어, 이를 환수조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익산시가 해마다 수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해 환경 관련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전북녹색환경지원센터(이하 센터)는 지난해 ‘익산 왕궁특수지역 등 축산시설의 악취실태조사 및 영향권 분석’이라는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최종보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정작 왕궁지역의 현장 실태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채, 부실한 보고서가 제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1일 제184회 익산시의회 임시회에서 5분발언에 나선 임형택 의원은 “익산시는 환경부와 공동사업으로 매년 의무적으로 전북녹색환경지원센터에 3,000만원씩 지원하고 있으며 이 비용은 환경 관련 연구개발 사업비로 사용되는데, 지난해 요청한 ‘익산 왕궁특수지역 등 축산시설의 악취실태조사 및 영향권 분석’이라는 연구 결과 정작 왕궁지역의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부실한 최종보고서가 제출됐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임 의원에 따르면 익산시는 지난해 ‘왕궁특수지역 등 축산시설의 악취실태조사 및 영향권 분석’이라는 연구개발 과제를 요청했고, 이 연구는 전북대학교 양고수 교수팀이 맡아 과제를 수행했다. 하지만, 양고수 교수팀은 춘포 2곳, 오산 1곳, 금마 1곳 축사에 대해서만 직접 악취측정 및 실태조사를 실시한 후, 왕궁특수지역의 악취도 같은 방식으로 모델링해 ‘이러할 것으로 예측된다’라는 식의 내용으로 최종보고서를 제출했다. 더욱이 이같이 부실한 최종보고서는 약속된 12월을 훌쩍 넘겨 4월초가 돼서야 제출됐다. 이에 임 의원은 “왕궁특수지역의 도심악취 기여도 조사가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던 것인데, 연구자 마음대로 핵심 연구대상지는 직접조사에서 빼버리고 연구를 수행한 것”이라며 “과업지시서와 전혀 다른 내용으로 연구한 2014년 연구개발 최종보고서는 부실 그 자체이며, 사업비를 환수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1년 개소 이후 현재까지 센터가 익산지역의 악취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9건에 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악취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실제 센터는 매년 도내 행정기관·대학교·연구기관·개인 등을 대상으로 환경 관련 연구과제 공모를 통해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익산지역의 악취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지역현안연구 사업으로 ▲2001년 전주·익산지역 산업단지악취 및 유해대기오염물질 발생원조사 ▲2002년 전주공업지역 및 익산2산단 주변의 주요 악취물질 및 VOCs 실태조사 ▲2003년 전북지역 산업단지(전주·익산)의 대기환경 모니터링 ▲2004년 전북지역산단(전주·군산·익산·완주)의 악취 및 VOCs 관리방안수립을 위한 조사연구 ▲2005년 익산시 대기 중 중금속 및 악취 오염도 조사 ▲2008년 익산시 악취 배출원 실태조사연구 ▲2014년 익산 왕궁특수지역 등 축산시설의 악취실태조사 및 영향권 분석이 진행됐다. 또 환경정책연구 사업으로 ▲2011년 익산시 악취발생원 및 영향권 도면작성과 해소방안 ▲2013년 익산시 악취발생원에 따른 계절별, 시간대별 악취영향권 분석 및 기류도 작성이 진행됐다. 하지만 이를 토대로 한 익산시의 악취행정을 비롯한 환경문제 대책은 신통치 않으며, 익산지역의 악취에 관한 민원은 수십 년째 끊이지 않고 있어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번 유사한 주제를 가지고 연구개발을 진행하면서 이렇다 할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어 시민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악취 관련 업무처리에 있어 활용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올해 익산시는 ‘익산1·2산단 악취관리지역 지정에 따른 악취현황 및 개선방안’을 과제로 제시했는데, 센터가 전북혁신도시와 완주산단을 묶어 하나의 연구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실제 센터는 지난 3월 ‘전라북도 주요지역 악취조사 및 관리방안 수립’이라는 연구과제에 익산1·2산단과 전북혁신도시, 완주산단의 악취 관련 사안을 하나의 연구과제로 삼아 연구책임자를 공모했다. 이에 임형택 의원은 “올해에는 전북녹색환경지원센터가 자신들 마음대로 3개 도시를 묶어서 7,500만원 짜리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1명의 대학교수를 연구책임자로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1개 도시 연구용역을 수년간 진행해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그 결과물이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또 “그간 이러한 사례는 없었다”면서 “연구개발 사업비는 소중한 익산시민의 혈세인 만큼, 익산시가 지금이라도 당장 익산시 과제만 단독으로 연구개발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익산시는 “별개로 진행되는 연구인데, 임형택 의원이 오인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시의 입장에 대해 임 의원은 “익산시가 그간 해온 악취 모니터링시스템 운영, 악취사랑방 운영, 악취단속 등을 똑같이 진행하는 것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며 공무원들만 고생시킬 뿐 실효성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시민건강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그 출발점인 악취문제 연구개발 사업부터 제대로 점검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