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산면 폐석산 복구 사업장.. 검찰 대대적 압수수색 실시
“제대로 한 번만이라도 들여다봤다면.. 있을 수 없는 일”
관리책임 청소자원과 뒷짐.. 안전녹색도시 추진 ‘엇박자’
실질적 대표 현직 시의원.. 봐주기 행정 논란·특혜 의혹

폐기물을 재활용해 폐석산을 복구하는 낭산면의 한 성토장에서 불법매립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폐기물 불법매립에 대한 의혹은 물론이고 현직 시의원이 해당 사업장의 실질적인 대표라는 점과 인허가 및 지도점검을 해야 하는 익산시 청소자원과가 올해 한 번도 현장 지도점검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봐주기 행정이라는 지적과 함께 특혜 의혹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자칫 암이나 청색증 등 각종 질병을 야기할 수 있는 폐기물 매립이 적잖은 기간 동안 불법적으로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민선6기 들어 시민안전을 위해 ‘안전녹색도시’를 핵심과제 중 하나로 내세운 익산시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2일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낭산면의 해당 사업장을 찾아 현장조사를 펼치고 사무 관련 서류를 압수했다. 이날 현장조사에는 검찰 관계자를 비롯해 새만금지방환경청과 지적공사, 익산시 공무원들과 환경단체 관계자 등이 동행해 대대적인 조사를 펼쳤다.

검찰은 이곳에 관련 규정을 위반한 폐기물이 매립되고 있는지 여부와 허가 외 지역에 무단으로 매립됐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장조사에 참여한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 A씨는 “익산지역에서 8년여 동안 환경단체를 운영해 오면서 이번 같이 경악을 금치 못할 상황은 처음”이라며 “성분이 규정에 맞지 않는 폐기물을 매립하거나 폐유 덩어리를 구덩이에 쏟아 붓는 등의 행태로 인해 지하수에 오염물질이 유입될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며, 이는 원전사고가 터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 “낭산의 폐석산 일대는 이전부터 지속적인 문제가 제기돼 5~6년 전 인근 36개 부락을 대상으로 한 지하수 수질검사 결과 대부분 음용수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면서 “만약 불법적인 폐기물 매립으로 인한 오염물질이 지하수에 유입된다면 반경 200km까지 오염될 수 있고, 암이나 어린 아이들의 청색증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이 그간 지속적인 민원이 제기됐음은 물론 시민 건강이나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임에도 불구, 관리책임이 있는 익산시는 인력 부족을 이유로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폐기물 재활용업 인허가 및 지도점검의 책임이 있는 청소자원과는 올해 해당 사업장에 대한 현장 지도점검을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원이 부족해 1년에 한 번 정도 할까 말까 할 정도”라는 것이 청소자원과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 관계자 A씨는 “지난해 5월께 이뤄진 지도점검에서 H환경과 J산업에 대한 지도점검은 두 차례 이뤄졌으며 사진이 첨부된 결과가 있는 반면, 이번 사건 해당 사업장인 E산업의 경우 한 차례 뿐이고 사진도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관리감독 기관인 익산시가 제대로 한 번이라도 들여다봤으면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특히 유독 시의원이 실질적 대표로 있는 E산업에 대한 지도점검 결과가 타 업체에 비해 부실한 것을 보면, 짬짜미하고 있다는 의혹이 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기존 폐기물 사업장 관리 및 지도점검을 언제 어떻게 하고 있는냐”는 기자의 질문에 청소자원과 옥용호 과장은 “수많은 개별 사안을 일일이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실무자와 통화하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으며, 담당 계장은 “해당 업무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답변해 줄 부분이 없다”고 답했다. 담당 주무관 또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니, 수사가 끝날 때까지 답변해 줄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봐주기 행정 논란이나 특혜 의혹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E산업에 대한 검찰 수사내용이나 문제시되고 있는 부분에 대한 확인이 아니라, 청소자원과에서 평소에 일반적으로 하고 있는 폐기물 사업장 관리 현황에 대한 질문임을 재차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담당 공무원들이 전부 답변을 회피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 B씨는 “검찰 조사과정에 있기 때문에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기존에 논란이 많이 있었고 민원이 지속돼 문제가 있는 부분인 만큼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익산시가 보다 적극적인 행정으로 제대로 된 관리감독 등 책임의식을 가지고 시민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제가 되고 있는 E산업은 현직 시의원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실질적인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해당 시의원과의 통화를 몇 차례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