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증인 최 씨 법정진술과 정면으로 배치

박경철 시장의 항소심에서 피고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직격탄을 날린 증인 김 씨가 CD 형식으로 재판부에 제출한 보도자료를 전부 공개했다. 김 씨의 주장이 진실인 것으로 판명될 경우, 피고인과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증인 최 씨의 진술이 위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재판부의 판단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씨에 따르면 선거 당시 캠프에서는 자신이 보도자료 및 각 언론사 질의응답 자료를 작성했으며, 작성된 파일을 박경철 후보의 다음 클라우드에 게재 후 최 본부장에게 배포를 지시했다. 이후 최 본부장과 여성 선거사무원이 클라우드에 접속해 파일을 언론사에 배포했고, 김 씨는 보안상의 이유로 인해 배포 이후 즉시 삭제를 지시하거나 직접 파일을 삭제했지만 최 씨는 이를 자신(본부장)의 보도자료 폴더에 보관했다.
하지만 지난 1심 재판과정에서 최 씨는 6월 2일자 보도자료 작성 여부에 대한 검사의 질문에 대해 한참 동안을 망설이다가 결국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내가 한 것 같다”고 답했고, 검사가 “이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피고인이 직접 작성했다고 진술했던 부분이니, 정확히 답변해 달라”고 재차 추궁하자 “내가 작성했다”고 답변한 바 있다. 또 검사가 잘못된 보도자료에 대한 책임을 묻자 “내가 결정한 부분이기 때문에, 내가 책임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최 본부장은 내가 작성한 모든 보도자료를 자신이 작성했다고 주장하며 지속적인 위증 및 증거 조작을 하고 있다”면서 “실제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한 CD에는 내가 직접 작성한 보도자료 16건(배포 유보 4건 포함)과 TV 등 토론자료 15건, 언론사 질의응답 자료 7건, 선거기획 작업 및 시행 자료 16건 등 54건과 기타 자료 20여건이 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씨가 자신이 작성한 보도자료와 최 본부장 보도자료 폴더에 게재(복사)된 일시를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김 씨의 보도자료 작성 일시가 최 씨보다 적게는 10여분에서 많게는 이틀까지 앞서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김 씨의 노트북에는 있지만 최 씨의 폴더에는 아예 없는 보도자료도 수 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김 씨의 주장과 최 씨의 진술은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위증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다.
아울러 피고인 또한 위증 논란이 일고 있다.
1심 재판과정에서 피고인은 “당시 김 씨는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보도자료는 선대본부장이었던 최 씨가 전담했다”고 진술하는 등 최 씨가 전권을 행사했다는 취지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또 검사가 “피고인이 직접 보도자료를 작성하거나 수정한 자료가 제출돼도 지금의 입장이 변함이 없느냐”고 물었을 때에도 “변함없다”면서 “제 허락 없이도 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최 씨 뿐이고, 상의를 했을 수는 있지만 김 씨에게는 그런 권한이 없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피고인 및 증인 최 씨가 거짓 진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 김 씨는 “사람들이 시장 선거를 도와준 사람이 불리한 진술을 한 것에 대해 많은 얘기들을 하고 있는데, 시장은 직·간접적으로 적극적으로 선거를 도와준 많은 사람들을 폄훼하고 배신했다”면서 “또한 시장은 시청 근무 당시 내가 폐쇄적인 행정문화의 잘못된 점에 저항하며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알면서도 ‘카더라’ 식의 증거도 없는 외부인사의 말 한마디에 나를 배신했으며 자신의 재판과정에서 거짓으로 나를 폄훼하고 모함하는 등 두 번을 배신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증언에 엄청난 부담이 있었지만, 진술을 하지 않고 침묵하는 것이 배신하는 것에 동조하는 것이라 생각했고, 공익을 위해 진실을 밝혀야 된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