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인 김 씨, 피고인 직접 자화자찬 가필 문서 제시 문서담긴 CD 재판부에 제출.. 필요하다면 노트북도 진술 받아들여질 경우 1심 무죄부분 뒤집힐 가능성 
박경철 시장의 항소심에서 피고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직격탄을 날린 증인 김 씨의 진술에 재판부는 물론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피고인이 직접 가필한 문서 등이 제시되면서 검찰 조사과정에서 거짓말을 한 정황이 드러나, 김 씨의 진술이 희망후보 보도자료 배포에 관한 재판부의 유죄 판단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1일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선 김 씨는 “당시 정책기획 및 홍보를 담당하는 역할을 제의받고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다”면서 “모든 보도자료는 직접 내가 작성했고, 전부 피고인의 확인이 이뤄졌다”고 진술하며 그동안 피고인 측이 법정에서 일관되게 주장해 온 바를 정면으로 뒤엎었다. 특히 이러한 김 씨의 진술을 재판부가 진실로 받아들인다면, 1심에서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최 씨가 보도자료와 관련 전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무죄를 받았던 부분이 뒤집어질 공산이 크다. 이날 김 씨는 선거캠프와 인수위 시절 자신이 작성한 보도자료가 담긴 CD와 피고인이 가필한 문서 사본 등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김 씨에 따르면 이 CD에는 김 씨가 직접 작성한 보도자료와 피고인의 가필을 받아 완성한 문서, 피고인의 지시에 의해 여러 차례 순차적으로 수정이 이뤄진 보도자료 등이 전부 들어 있다. 이날 변호인 측은 “문서와는 달리 컴퓨터용 디스크에 기억된 문자정보 등에 대한 증거조사는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다”며 검찰 측의 증거신청에 대해 반대주장을 펼쳐 재판부는 증거채택을 보류했다. 재판부는 이 문서의 증거채택 여부를 다음 공판 기일 전까지 결정하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김 씨는 CD가 문제가 된다면 문서 원본과 함께 작성일시가 나와 있는 자신의 노트북 자체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재판과정에서 김 씨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항소심 2차 공판이 끝난 이후, 김 씨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다. # 보도자료는 도대체 누가. 재판에서 진술한 대로 당시 선거캠프에서 내부 자료는 물론 외부로 나가는 보도자료는 전부 피고인의 확인이 이뤄졌다.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선거캠프 합류 초기 5월 30일자 보도자료는 최 본부장이 작성한 것이 맞지만 피고인의 지시가 있었다는 답변을 들었고, 6월 2일자 보도자료는 내가 직접 작성해 더 강력하게 작성하라는 피고인의 지시가 세 번이나 있어 네 번째에 비로소 최종안이 나왔다. 초안부터 최종안까지 네 건의 문서가 모두 노트북과 CD 안에 들어 있다. 내가 보도자료를 작성하면 다음 클라우드를 통해 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내는 총무팀으로 넘기고, 발송 이후 삭제를 지시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최 본부장 폴더에 8개의 보도자료가 들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전부 내가 작성한 것이 맞고 나는 원본을 가지고 있다. # 보도자료 이외에도, 피고인이 직접 관여한 문서들이 있다고 들었다. 지식인모임 지지선언문도 내가 직접 작성했고 대여섯 번 정도 피고인의 가필이 이뤄졌다. 검찰 측 신문과정에서 피고인은 자신이 관여할 계제가 아니기 때문에 전혀 관여치 않았다고 진술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특히 타인이 자신을 지지한다는 취지의 지지선언문에 직접 가필하면서 ‘30년간 문제가 있는 현장에는 박경철 시민연합대표가 눈물짓는 익산의 약자와 서민을 감싸 안고’, ‘희생과 헌신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해 온 보기 드문 가문’ 등 자화자찬하는 문구를 직접 써넣었다. 검찰에서의 진술이 거짓말일 뿐만 아니라, 시정을 이끌어가는 지도자로서의 도덕성도 의심되는 부분이다. 인수위 시절 발표된 성명서도 인수위 총괄위원이 초안을 잡았는데, 김 박사가 전문이니까 상의하라는 피고인의 지시에 2장짜리 문서를 내가 1장으로 수정했다. 앞서 말한 모든 문서가 노트북과 CD안에 들어있다. # 선거캠프에서 왕따를 당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있었는데. 총괄본부장의 역할을 제안한 것으로 이해하고 선거캠프에 합류했지만, 이미 연장자 두 분이 계셨기 때문에 뒤에서 도와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부분의 선거운동원들이 당선에 대한 의지가 없이 시간만 때우려는 모습이 역력해 승리를 위해 언성을 높인 것이 서너 차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선거운동원들이 돌아가며 부패척결 및 부채해결을 주제로 삼은 1인 시위를 지시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다. 두 번 정도 짐을 싸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피고인이 직접 붙잡았고, “나는 여기서 할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지만 피고인은 “당신이 해 줄 일이 많다”면서 도움을 요청했다. 내가 왕따를 당하는 위치였다면 피고인이 직접 나를 붙잡으려고 했겠는가. 공판에서 변호인 측이 제시한 선거캠프 도면에서는 내 자리가 외떨어져 있지만 사실 내가 독립된 공간을 요구했고, 외부인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반대쪽과는 달리 내 자리 쪽에는 선거자금을 보관하고 피고인과 나만 주로 출입했다. 익산시 부시장을 비롯한 국·과장들이 인사차 두 번에 걸쳐 방문했을 때도 선대위원장과 나란히 피고인 최측근에 자리할 것을 피고인이 직접 지시했다. # 방송토론회는 피고인 독단적인 발언인가. 공판에서의 진술과 마찬가지로 나는 소각장 발언과 관련된 근거자료가 부족해 공식석상에서의 언급이 부적절하다고 보고했지만, 피고인이 발언했다. 첫 번째 토론 이후 두 번째 토론 전에 언급을 자제할 것을 재차 건의했다. 특히 사자처럼 싸우듯이 토론에 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충고했다. 하지만 발언은 계속됐고, 당선이 목적이 아니라 전임 시장을 향한 저격수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생각될 정도였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