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와 소통 무시한 채 졸속 강행.. 브리핑룸 폐쇄 의도 다분

익산시가 강행하고 있는 청사 보수·보강이, 예산확보를 위한 의회와의 소통 과정이 일절 무시된 채 일방적으로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 화급을 다투는 사안이 아님에도 무리하게 예산을 투입해 보수·보강에 나서면서, 의회 무시는 물론 브리핑룸을 폐쇄하고 언론을 길들이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5일 시는 청사의 구조적 안정성 확보를 위해 청사 보수·보강을 실시하고, 이 과정에서 청사 내 여유 공간 부족으로 인해 시청 브리핑룸을 잠정폐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간 시청 출입기자들의 취재지원 공간으로 활용돼 왔던 브리핑룸이 잠정적으로 폐쇄된다는 이 같은 시의 입장 발표에, 시민의 알권리를 무시하고 언론과의 소통을 단절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한 이에 따르는 예산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보수·보강을 강행하는 데 따른 졸속행정 지적이 일었다.

이에 시는 해당 국장에서부터 과장·계장·주무관까지 참석한 가운데, 지난 3일 의회와의 간담회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집행부는 특별교부세를 확보하는 1안과, 회계과 예산 2억원을 우선 사용하고 차후 추경 때 부족분을 편성한다는 2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의회는 ‘본청 및 읍면동 청사 유지보수비’ 명목으로 편성된 회계과 예산 2억원을 전부 청사 보수·보강에 사용할 경우 읍면동에 필요한 예산 부족을 우려, 반대를 표했다.

또한 현재 C등급으로 평가된 청사의 보수·보강은 화급을 다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편법적으로 회계과 예산 2억원을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고, 소규모 유지보수가 아니라 적잖은 예산이 필요한 대규모 보수·보강인 만큼 충분한 논의를 거쳐 관련 예산을 정상적으로 편성할 것을 주문했다.

결국 이날 간담회에서 집행부와 의회는 충분한 의사소통을 통해 특별교부세를 확보해 보수·보강을 추진한다는 1안으로 의견을 조율했고, 박경철 시장이 직접 행정자치부를 방문해 청사 증축을 위한 특별교부세를 신청하고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후 돌연 시는 특별교부세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청사 보수·보강을 4월 초부터 추진한다고 밝혔다. 당초의 계획과는 달리 회계과 예산 2억원을 우선 투입해 보수·보강을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의회와의 소통 과정에 나섰던 해당 국장의 진언에도 불구, 박 시장이 강행을 지시했다는 소문이 시청 안팎에 파다하다.

결국 이 같은 시의 입장에 따라 그간 브리핑룸을 취재지원 공간으로 사용해 왔던 시청 출입기자들은 일방적으로 ‘방을 빼야’ 하는 입장이 됐다. 시급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의회와의 소통 과정을 무시한 채 편법적으로 예산을 전용해 보수·보강을 강행하는 행태를 두고, 브리핑룸 폐쇄를 통해 언론 길들이기를 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의혹이 또다시 불거지는 이유다.

이에 대해 송호진 기획행정위원장은 “간담회를 통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 특교세를 확보한다는 방안으로 의견이 맞춰졌고 해당 공무원들도 이에 수긍했음에도 불구, 무슨 이유에서인지 갑작스레 회계과 예산을 투입해 강행한다는 방안으로 입장이 바뀌었다”면서 “이처럼 소통의 과정을 무시한다면, 의회 또한 할 수 있는 예산심의권을 가지고 추경 때 실력 행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시의 졸속행정을 강력 비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