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 일꾼 뽑는 선거.. 정치판으로 변질 우려

제2의 총선이라고 일컬어지는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지역사회 선거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시·도의원 등 일부 정치인들이 특정후보 지지를 유도하는 발언 등을 통해 조합장 선거에 개입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오는 3월 11일 익산지역에서는  15개의 조합장을 뽑는 선거가 치러진다. 그중에서도 특히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익산농협. 확정된 선거인 수만 6,800여명에 이르는 등 경제적인 규모로 보나 조합원 수로 보나 명실상부한 익산지역의 대표농협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는 현 조합장을 비롯해 전 조합장, 전 도의원과 시의원, 전 감사 등5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고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일부 시의원 및 도의원들이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정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정치인들이 그간의 관계나 정치적인 성향 등을 고려해 전화 통화나 식사자리 등을 통해 특정 후보 지지를 유도하는 발언을 하자, 이해관계를 달리하고 있는 반대쪽 세력의 시·도의원들이 또 다른 특정 후보 지지에 나섰다는 것이 제기되고 있는 의혹의 주된 내용이다.

현재 조합장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시·도의원은 무려 7~8명.
이들은 모두 조합장 선거 유권자인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의정활동을 펼쳐온 정치인들일뿐 아니라 지역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들이기 때문에, 선거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다면 적잖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조합장 선거가 조합원들을 위해 성실히 일할 일꾼을 뽑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시의원 A씨는 “특정 후보를 도와달라는 전화를 받았지만 시의원으로서 중립을 지킬 의무가 있고, 선출직인 만큼 유권자인 조합원들이 스스로 판단해 일 잘할 후보를 뽑는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가 돼야 한다고 단칼에 거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외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이러한 의혹 제기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며, 와전된 소문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시의원 B씨는 “지인들과의 식사 등 자리에서 어느 후보가 일을 잘한다 내지는 일 잘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식의 발언이 와전된 것 같다”면서 의혹을 일축했다.

도의원 C씨는 “전 동료 의원이 후보로 나서 의혹이 제기될 수는 있지만, 현재의 자리에서 특정 후보를 위해 나설 수는 없는 일”이라며 “더욱이 실제로 정확히 조합원이 누군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익산농협 관계자는 “일부 정치인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조합과 조합원을 위한 일꾼을 뽑는 자리인 만큼, 선거가 특정 정치세력에 의해 좌우되지 않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치러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