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국회의원 자리는.. 이해관계 맞는 조 전 의원 차지

지역 출신 국회의원 등 지역 정치권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가지고 지역발전을 견인해야 할 익산시가 여전히 소통부재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민선6기 박경철 호가 출범한 지 6개월여가 지난 시점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박경철 시장이 지역 정치권과 소통 부족으로 재정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에 절반이 넘는 57.4%가 동의한다고 응답했던 결과처럼,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우려가 최근 각종 행사자리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이후 익산시가 각종 행사에서 박 시장을 제외하고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의 축사를 빼기로 결정한 후, 이춘석·전정희 두 국회의원의 모습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바쁜 일정 탓도 있겠지만, 때가 되면 연례적으로 실시했던 행사에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다.

대신 두 의원의 빈자리는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조배숙 전 의원이 차지했다.

익산시는 그간 각종 행사소식을 알리는 보도자료 사진에 이춘석·전정희 현 국회의원이 아니라 조배숙 전 의원이 참석하거나 테이프 커팅을 하는 모습을 수차례 배부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조 전 의원과의 소통에만 의지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다.
이 같은 행태는 최근 익산시의 행사 자리에서 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5일 건강생활지원센터 개소식에는 ‘조배숙 국회의원님’이라는 좌석배치를 알리는 문구가 눈에 띄어 잡음이 일었다. 행사를 주최한 시 관계자는 전직 국회의원을 현직 국회의원인 양 표기한 것은 준비과정에서의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그간의 행태에 비춰볼 때 이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시의원 A씨는 “이제 시의원들도 축사 생략 등 의전에 관해서는 기대를 하지 않고 있으며, 시정현안에 대한 대화와 타협 등 소통에 대해서도 기대를 버린 지 오래”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시의원 B씨는 “지난해 보건복지부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국비를 지원받아 건립하는 지원센터 개소식에, 아무런 역할을 한 적이 없는 조 전 의원이 귀빈 대접을 받으면서 참여한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대도 안 갔다 온 시장이 행사에 군복을 입고 나와, 그간 힘을 써온 의원들 앞에서 센터 건립이 자신만의 치적인 양 홍보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앞서, 지난 3·1절 기념식에서 목발을 짚고 행사에 참석한 이춘석 의원의 안내를 담당했던 행사 담당부서 계장이 경위서를 제출하는 일이 벌어졌다. 행사에 참석한 국회의원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정상적인 안내를 했을 뿐임에도, 경위서를 제출한 것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해당 계장은 “언급하고 싶지 않다”면서 말을 아꼈으며, 해당 국장은 “잘 모르는 일”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