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핵심 간부들 읍·면 전보.. 익산시 공노조 와해 위기
김 위원장, 노조와해·탄압..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접수

단기간에 공무원들의 익산시공무원노조(위원장 김상수, 이하 노조) 대거 탈퇴 현상이 빚어지며, 부당노동행위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지난달 26일 노조 김상수 위원장은 “명예조합원에 대한 탈퇴 종용, 노조전임자인 노조위원장의 행정망 접속 차단, 노조 지도부 핵심 간부 원거리 발령 등 익산시가 노조에 대해 부당한 탄압을 하고 있다”며, 부당노동행위 처분을 취소하고 일부 조합원의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했다.

노조에 따르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박경철 시장의 자진사퇴 촉구 기자회견 이후 노조를 탈퇴한 익산시 공무원들이 현재까지 대략 200여명 가까이 이르고 있다.

당시 명예조합원 탈퇴 현황 파악에 나섰던 익산시는 기자회견과 관련한 반박성 글들이 내부게시판에 적잖게 올라오고 있어 명예조합원 현황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굳이 그 필요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일었다.

오히려 각 실과별 내지 읍·면·종별 명예조합원 탈회 현황 파악이, 곧 직·간접적인 지시에 의한 명예조합원 탈퇴 종용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 노조가 파악한 탈퇴자 현황을 보면, 국장급 서기관 중 7명과 과장급 사무관 30명, 계장급 주사 100여명 등 명예조합원들의 탈퇴가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반면 정식조합원 자격을 갖춘 7급 이하 공무원들은 1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행부의 탈퇴 현황 파악이 결국 명예조합원 탈퇴 종용이었다는 노조 측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6급(무보직 제외) 이상의 명예조합원들은 실질적인 노조활동은 하지 않지만, 자동이체를 통해 월 2만원의 후원금을 납부하고 있는 간부급 공무원들이 대부분이다. 이 부분에서 본인의 진짜 의사가 아니라, 향후 승진 등 무언의 압력에 의해 이들이 명예조합원 탈퇴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이같이 한순간에 명예조합원 탈퇴가 대거 이어지면서, 노조는 적잖은 후원금을 한 순간에 잃어버리는 신세가 됐다.

아울러 지난 상반기 정기인사에서는 노조 지도부 중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부위원장과 사무국장 등이 하나같이 읍·면지역으로 전보조치됐다. 노조 지도부 부위원장 3명 중 2명과 사무국장이 본청에서 읍·면지역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들은 단체협약상 보장된 노조활동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함부로 근무지를 이탈해 지도부 회의를 하거나 여타의 노조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사소한 회의조차도 근무시간 이후에 해야 하는 상황이다.

명예조합원 대거 탈퇴에 이어 이같이 핵심 간부들이 전보조치되면서 실질적으로 노조는 많은 어려움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가 됐고, 이는 결국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집행부의 꼼수라는 지적이 비등하다.

김상수 위원장은 “탈퇴 현황을 파악하는 것 자체가 노조와해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노조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를 구제받기 위해 이번에 신청을 접수했고, 앞으로도 강력히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