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는 市 관변단체 고위간부.. 특정 범죄단체 가입설 파다
박시장에 대한 1심 당선무효형에 불만, 보복성 과잉충성 분석

박 시장의 최측근이자 범죄단체 가입설이 파다한 B씨가, 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시장이 1심 선고공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직후 고발인 A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공갈·협박을 자행한 사실이 갈수록 확산되면서 B씨를 방치하고 있는 경찰이 직무유기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법원은 지난 1월 30일 오전 9시 50분 박 시장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그로부터 다섯시간여  뒤인 오후 3시 22분경 A씨는 B씨로부터 "(박 시장이 당선무효형을 받아)기쁘겠다. 오늘 술먹겠네, 집에 들어갈 때 뒤통수 조심해라. 너 죽어"라는 공갈·협박 전화를 시작으로 "지금 죽겠다 너 조심해라, 밤길 조심해라" 등 다섯 차례에 걸쳐 공갈·협박 전화를 받았다. A씨는 B씨가 보통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신변에 심각한 위험을 느끼고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과 익산경찰서 정보과 등에 즉각 이를 신고하면서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같은날 저녁 A씨는 출동한 익산경찰서 강력팀 형사 4명을 만났고, 사건정황 및 사실관계를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한 달여가 지나는 동안 B씨를 불러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특히, B씨는 박 시장이 취임 직후 관변단체의 고위 간부로 임명한 인물로, 당시부터 세간에서는 B씨가 익산지역에서 활동하는 특정 조직폭력배 집단의 일원이라는 설이 무성했고, 박 시장의 도덕성이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다. 협박·공갈 피해자인 A씨 역시 그런 B씨를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현재까지 이렇다 할 수사에 나서지 않은 채 뒷짐을 지고 있는 것이다. 현행법상 경찰은 특정인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입건할 수 있다. 더구나 익산경찰은 서장이 바뀔 때마다 익산이 '조폭의 도시' 오명을 벗도록 하겠다며 강력 치안을 강조해 왔기 때문에 시민들의 실망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모현동 시민 J씨는 "언제든지 우발적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잠재돼 있는 B씨의 존재를 인지하고도 강건너 불구경하는 익산경찰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경찰이냐"며, “당사자에 대한 직접적인 수사와 주변 탐문 수사에 즉각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같이 상황이 곪아터지고 있는데도 익산경찰서 관계자는 "피해자의 동의나 고소가 없어 수사진행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으며, 한달이 지났는데도 이렇다 할 수사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 K씨는 "익산경찰서는 최근 공갈 미수 첩보 사건으로도 용의자를 불러 조사하고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사실이 있다"며, "치안을 위한 경찰인지 불안을 위한 경찰인지 도무지 알수 없는 지경이다"고 질타했다.

시민 S씨는 "B씨의 범행은 자신을 관변단체 고위간부로 임명해 준 박 시장에 대한 과잉 충성이다"며, "이같은 보복행위는 조폭들이나 하는 짓인 만큼, 박 시장의 지시가 있었는지도 수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