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낙후 여산면, 행정공백 등 피해는 전부 주민들 몫
“서명운동 통해 여산면을 충청도로 옮기고 싶은 심정”
4개월 후 조치 약속.. 또 다른 행정력·시간낭비될 우려

3개월 만에 바뀐 면장을 비롯해 직원 11명 중 절반이 넘는 6명이 한꺼번에 전보조치가 이뤄지자, 해당 지역인 여산면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시청을 항의방문했다.

지난 13일 오전 9시 30분께 여산면 주민자치위원장을 비롯해 38개 부락 이장단 40여명은 시청을 방문해 시장면담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외지에 떨어져 있어 그간 가뜩이나 소외받고 낙후된 여산면이, 이번 인사로 인해 또 다시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됐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번 인사로 인해 3개월여 전에 부임한 면장이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보조치돼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연속성이 사라질 위기일 뿐만 아니라, 실무자들도 절반 이상 바뀌어 행정공백이 생기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여산면민들의 몫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현재 여산면사무소에는 면장을 포함해 11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번 인사로 인해 기존 직원 중 절반이 넘는 6명이 빠져나가고, 면장을 비롯해 6급 4명과 7급 1명에 대한 전보조치가 이뤄져 새로 들어오게 됐다. 행정공백이나 사업의 연속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주민들은 “이번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경우를 보면, 불과 몇 개월 근무하고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왕왕 있어 주민들의 불편·불만이 많았다”면서 “인사가 시장의 고유권한이기는 하지만, 다른 면 지역도 이런 것인지 형평성에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산면이 무슨 고속도로 휴게소도 아니고 자꾸 이런 식으로 몇 개월 만에 자리를 옮기는 인사가 이뤄진다면, 차라리 면장을 주민들이 직접 뽑는 게 낫다”고 성토했다.
또한 “계속되는 소외에 주민들은 서명운동을 통해 여산면을 충청도로 옮기고 싶은 심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면담요청에 나선 박경철 시장은 “3개월 전 여산면장의 인사조치는 전북도와의 인사교류 차원에서 부득이하게 이뤄진 일”이라며 “이번에 해당 면장을 3개월 만에 본청으로 불러들인 것은 교육정보과 같은 중요한 부서를 맡길 만한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4개월 후 7월께 정기인사 때 주민들의 의견을 다시 묻고 해당 면장과의 면담을 통해 원한다면 다시 여산면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러한 박 시장의 약속은 결국 4개월 만에 면장을 다시 교체하는 셈이 된다.
이에 주민들은 “이 약속은 불필요하게 행정력과 시간을 낭비하는 꼴”이라며 “차라리 이번 인사를 번복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박 시장은 “행정상 불가한 일”이라며 양해를 부탁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