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로 믿을 만한 구체적 근거 없이 발언.. 유죄
항소심.. 낙선목적 유죄 뒤집을 수 있을지가 관건

지난달 30일 오전 9시 50분, 선고에 임박해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1호 법정으로 들어서는 박 시장은 애써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려는 듯 미소를 띠었다.

하지만 결과는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

사안이 사안인지라 지역 언론 기자들은 물론 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사람들로 가득 찬 법정에서, 박 시장은 피고인석에서 벌금 500만원이라는 법원의 선고를 받았다.

20여분이 넘게 진행된 재판을 마치고 나온 박 시장은, 법정에 들어갈 때의 미소와는 달리 침통한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응했다.

◇ 희망후보 공표와 관련

희망후보 공표와 관련 재판부는 지난해 5월 30일 보도자료 배부와 6월 2일 기자회견을 구분해, 전자는 무죄로 후자는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은 희망제작소 측에서 희망후보를 선정한 사실이 없고 명칭 자체가 넓은 의미로 해석될 수 있으며 선거법상 신분·경력 등에 해당하지 않아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피고인이 이미 직접 희망제작소 측과 전화통화를 통해 자신이 희망후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했으며 명칭 사용과 관련해 당시 상대 후보인 이한수 후보와의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기자회견을 한 것은 당선목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최 씨가 독자적으로 했다는 보도자료 배부와 관련해서는 “피고인이 지시했다는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기는 하지만, 확신할 만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 소각장 발언과 관련

TV토론회 소각장 사업자 교체 발언에 대해 재판부는 “의혹제기에 대한 반론권이 보장되는 방송토론회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이로 인해 유권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무제한으로 허용된다고 볼 수 없다”면서 “당시 상대방인 이한수 후보가 불법적으로 소각장 사업자를 결정했다는 내용을 암시하는 발언으로 인한 파장은 물론, 그 내용이 진실인 것으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근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춰 단순한 의견표명이나 의혹제기라는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발언의 경위가 공방 중 우연이라고 볼 수 없는 점, 발언의 주된 이유가 해명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점, 피고인이 근거로 제시한 신문기사에 대한 정확한 사실 확인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인에게 허위사실 공표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있고 이는 낙선목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 항소심 예정.. 관건은 소각장 발언

최종적으로 재판부는 “선거질서를 어지럽히는 이 같은 행위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며, 공소사실 중 유죄로 판단한 소각장 사업자 교체 발언은 낙선목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돼 당선무효형이 불가피하다”면서 “피고인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박 시장은 “재판부가 판단한 허위사실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상급법원의 판단을 구하기 위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향후 이어질 항소심의 쟁점은 소각장 사업자 교체 발언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낙선목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 이 부분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벌금 하한선이 500만원이기 때문에 재판부의 작량감경이 있더라도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100만원 이상이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1심 재판부가 유죄로 판단한 부분을 뒤집어 무죄로 만들기 위해서는 앞서 재판부가 판단의 이유로 제시한 부분을 모두 반박하고 확신할 만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소각장 발언 판단에 대해 “반박할 수 있는 근거는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없고, 변호인들이 법정에 진술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추후에 상급법원에서 다시 논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