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 재판에서 불리한 진술했던 A계장은 무보직
괘씸죄 적용한 것이라는 소문.. 시청 안팎 파다해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형사 기소된 공무원들이 직위해제 됐다가 벌금형을 선고받고 제자리로 복직했지만, 박경철 시장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진술을 한 공무원 한 명이 본래 자리를 찾지 못하고 보직을 부여받지 못한 채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인사권자인 박 시장이 A계장에게 보직을 부여하지 않고 보복성 인사를 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법정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것을 이유로 괘씸죄가 적용됐다는 목소리다.

지난해 10월 박 시장은 모현동 우수저류지 조성공사 실시설계 용역업체 선정과 관련 특정업체에 높은 점수를 주는 등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형사 기소된 담당부서 과장 한 명과 계장 세 명의 직위를 해제했다. 지방공무원법 제65조의3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사람에 대해 임용권자가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며 이를 재량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박 시장은 헌법상의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해당 공무원들의 직위를 해제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해당 공무원들은 전부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계장 두 명은 12월 31일자로 원래의 자리로 복직됐다. 검찰이 항소해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과장 한 명은 1월에 복직됐다.
하지만, 박 시장의 재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진술을 한 A계장은 원직복직이 아니라 보직을 부여받지 못한 채 근무를 하는 처지가 됐다.

A계장은 지난해 12월 5일 박 시장 재판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쓰레기 소각장 선정과 관련해 시청 내부에서 특정업체를 선정하자는 논의가 진행된 바가 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그런 일은 없다”고 답변했다. 또한 “업체 선정은 최종적으로 조달청에서 선정하기 때문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시장이 업체를 바꿀 권한이 없다”라는 취지로 검찰 측에 유리한 진술을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A계장이 증인으로 나서 진술한 것이, 인사권자인 박 시장으로부터 보직을 부여받지 못한 이유라는 말들이 시청 안팎에서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무보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계장급 공무원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경우처럼 같이 벌금형을 받은 다른 계장들과는 달리 혼자만 보직을 부여받지 못한 것은 괘씸죄가 적용된 것이라는 말들이 공공연히 오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