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용역업체는 “모르겠다”, 공무원은 “정 모 씨”
전화통화 날짜도 업체와 담당 공무원 진술 ‘제각각’
A씨, “특정 공무원 세력에 의해 기획된 모함” 주장

<속보>최근 파면된 익산시 전 정책개발담당 A씨가 전북도에 소청심사를 청구한 가운데, 감사담당관실 감사과정에서 설계용역업체와 담당 공무원들의 진술이 엇갈린 것으로 드러나 일부 특정 공무원 세력에 의해 기획된 모함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2014년 12월 29일 보도>

100억원대 공사 설계과정에서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진실공방을 벌이다 파면된 A씨는 지난해 12월 18일 “폐쇄적인 행정문화를 바로잡겠다”며 파면의 취소 또는 무효 확인을 구하는 취지로 전북도에 소청심사를 청구했다.

이후 최근 소청심사 청구에 따른 익산시의 답변서를 받은 A씨는 “상식에 맞지 않는 설계용역업체 주장과 담당부서 공무원들의 상이한 진술을 가지고 파면 결정을 내린 것은 일부 특정 공무원 세력에 의해 기획된 무고와 모함으로 이뤄진 사건”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A씨가 전북도 소청심사위에서 받은 익산시의 답변서에 따르면, 설계용역업체는 'A씨의 소개로 다녀간 업체가 어떤 업체냐'는 질문에 대해 “잘 모르는 업체로 업체명과 대표자명은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당 과장(10월 27일)과 계장(10월 28일)은 “설계용역업체로부터 A씨가 보냈다고 하며 모 엔지니어링 정 모 씨가 다녀갔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똑같이 진술했다.

게다가 익산시 감사담당관실은 문제의 정 모 씨를 일절 조사하지 않아, A씨의 파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정 모 씨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A씨는 “해당 업체는 기억을 하지도 못하는데 담당 공무원이 똑같은 업체명과 대표자명을 진술한 것을 보면, 특정 공무원 세력의 지시에 의해 설계용역업체를 이용해 사건을 조작하고 기획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A씨는 입사 다음날인 10월 2일 오전(통화내역 확인)에 설계용역업체에 설계를 잘 하라는 의미로 당부 전화를 했지만, 감사과정에서 설계용역업체는 A씨와의 통화 당일 오후에 국장, 과장 두 명, 계장 등 4명의 공무원에게 보고했다고 하면서 날짜를 10월 10일로 진술했다. 또 담당 국장은 10월 16~17일, 과장 한 명과 계장은 10월 20일, 다른 과장 한 명은 10월 중순이라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실제로 통화내역을 확인한 결과 10월 2일에 전화통화를 한 것이 맞지만, 감사과정에서는 10일로 진술한 것 같다”면서 “10일이라는 진술을 토대로 설계용역업체와 담당 공무원들이 가상의 날짜를 정해서 진술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진술에 대한 신빙성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씨는 “의욕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이 일부 공무원 세력들에 의해 이 같은 음해·배척을 당한다면 그 수렁에서 빠져나오기는 매우 힘들 것이며, 이에 절망해 창의적·능동적 사고를 버린 채 단순한 단말기처럼 눈치만 보며 수동적인 업무를 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는 점이 익산시의 미래를 어두워 보이게 했다”면서 “일부 공무원 세력들이 외부인사라는 이유로 모함과 무고로 길들이려 하고 음해·배척한 행태는 익산시 발전을 저해하는 원시적인 행정문화로서 분명히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또한 “공무원의 신분이 보장되는 것은 소신과 상식을 가지고 부당함에 굴하지 않으며 올바른 행정문화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인데도, 이 같이 음해와 무고로 표적감사를 강행해 공무원을 파리취급 하듯이 잡아버린다면 그 어떤 공무원도 자부심을 가지고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전북도 소청심사위원회에서 올바른 판단으로 징계가 취소되고, 소청인이 익산시 발전을 위한 정책개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공정하게 처리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A씨의 소청심사위원회는 오는 20일 열릴 예정이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