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 및 배경 부적절 논란, 줄 세우기 의혹 야기

박경철 시장의 깜짝 인사발령에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상반기 정기인사를 눈앞에 두고 갑작스레 이뤄진 국장급 전보인사인데다 시가 밝힌 이유 또한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인사권자인 박 시장이 이른바 ‘공무원 줄 세우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시는 지난달 29일자로 국장급 3명에 대한 전보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국가식품클러스터추진지원단 이산재 단장이 안전행정국장으로, 의회사무국 장주영 국장이 국가식품클러스터추진지원단장으로, 안전행정국 김용범 국장이 의회사무국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1월 말이나 2월 초로 예상되는 상반기 정기인사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인사를 단행하면서 시가 내세운 이유는, 민선6기 공약사업의 안정적 추진, 의회와 소통 강화, 국가식품클러스터의 역점 추진.

하지만 임박한 정기인사에 앞서 혼란을 일으키며 굳이 국장급 3명이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공약사업 추진이나 의회와의 소통이 원활해질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역사적인 기공을 마치고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선 시점에서 해당 부서 책임자를 교체하는 것은 업무효율성 측면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연말까지의 근무평가를 새로 자리를 옮긴 국장이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겨우 3일간 같이 근무하고 근무평가를 하는 웃지 못 할 상황도 펼쳐지게 됐다.

또 다른 문제는, 교육을 받고 복귀한 김주일 국장의 경우 제대로 된 보직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정부의 인원편성 배정에 따라 고급리더과정 교육을 받고 지난 12월 복귀한 김 국장은, 그간 시행돼 온 4급 서기관의 공로연수가 1년에서 6개월로 축소되면서 당초 공로연수가 예정됐던 국장들이 6개월 더 자리를 지키게 돼 국장급 보직을 받지 못한 상태다. 현재는 기업유치 TF팀의 일원으로서 국민생활관으로 출근을 하고 있다.

교육 이후 마땅히 국장급 보직을 받아야 하는 서기관 한 명이 제대로 된 보직부여 없이 근무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배려 없이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유만으로 갑작스레 단행된 전보인사의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시청 안팎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고 그간의 관행을 깬 부적절한 시기의 인사로 공직사회에 혼란을 일으켰다는 지적과 불만에 이어, 일각에서는 특정 학교 출신 인사를 요직에 배치하기 위한 꼼수라는 의혹 제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민선6기 공약사업과 의회와의 소통 등에서 새로운 접근을 하기 위해 이번 전보인사를 단행했다”면서 “김주일 국장의 경우 현재 국장급 보직은 받지 못했지만 별도 정원으로 분류돼 관련 법령상 문제는 없는 상황이며, 현 상태로 6개월 가량 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