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분 수정 예산안 제출.. 전국 시도교육청 연대 무산
근본적 대책마련 없을 경우.. 3월 이후 보육대란 불가피

어린이집 누리과정 정부 지원예산이 한시적으로 이뤄져 보육대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라북도교육청(교육감 김승환)이 정부 배정예산 3개월분이 포함된 수정 예산안을 편성했다. 이로써 일단 내년 초부터 우려됐던 전북지역 보육대란은 피할 수 있게 됐지만, 내년 3월 이후 우려되는 보육대란을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여론이다.

지난 14일 전북교육청은 어린이집 3~5세 누리과정 지원예산 3개월분 202억원을 수정 편성해 도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김승환 교육감이 지방채를 발행해서 누리과정을 지원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오는 3월 이전에 1조5,200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을 편성하지 않으면 3월 이후 벌어질 보육대란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날 수정 예산안 편성에 앞서 김승환 교육감과 김광수 전북도의회 의장, 김옥례 전북어린이집연합회 대표는 12일 오전 전북도의회 기자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의 완전한 지원을 받기 위해 전북도의회, 전북교육청, 전북어린이집연합회가 대정부 관계에서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번 수정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시도교육청의 책임이 아니라 정부의 책임”이라며 “어린이집과 시도교육청은 법률상 어떠한 연관성도 존재하지 않지만,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논란으로 인해 어린이집이 심각하게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을 외면할 수 없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

이 자리에서 김승환 교육감은 “그간 전북교육청은 정부로부터 실제로 지원을 받은 시점에서 예산을 배정한다는 일관된 입장이었지만, 정부로부터 목적 예비비 형식으로 배정되는 예산을 실제로 받은 시점보다 앞당겨 수정 예산안을 편성, 계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내년 초 보육대란이라는 급한 불은 일단 끈 셈이다. 하지만, 이후 보육대란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오후 대전에서 열린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임시총회에서 누리과정 예산지원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전국 시도교육청 연대 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김승환 교육감은 강원·경기교육감 등과 함께 국고지원분만 누리예산을 집행하자는 주장을 펼쳤으나, 울산·경북·대전교육감 등이 반대했다. 이미 국고지원분을 제외하고도 7개월분의 예산을 편성한 일부 시도교육청의 경우 의회를 설득할 명문이 없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법률 개정과 지방채 발행 거부, 교부금 상향 조정 등에는 의견이 일치됐지만, 누리예산 국고지원금 3개월분은 집행하고 이후에는 교육청 별로 대응하자는 의견이 많아 향후 정부를 상태로 한 전북교육청의 대응이 힘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