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택 의원, 19일 시정질문 자리에서 의회무시 불통행정 강력비판
박경철 시장, 호통치면서 막무가내 말 가로막으며 불만 노골적 표출

시의회 임형택 의원이 박경철 시장을 상대로 “의회 시정질문에 감정적으로 임하며 궤변을 늘어놓는 것은, 의원의 성실한 노력과 진정성을 농락하는 것”이라며 “시민이 시장이다라는 기치를 당장 뗄 것”을 촉구했다.

지난 19일 제182회 익산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시정질문에 나선 임형택 의원은 박경철 시장을 상대로 법과 제도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문제 및 향후 개선방안과 20여년 동안 해결되고 있지 않은 악취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에 대한 질문을 들고 나왔다.

이 자리에서 임 의원과 박 시장 간 치열한 설전이 벌어지며 조규대 의장이 중재에 나서는 등의 소동을 겪고 난 후, 결국 시정질문은 도중에 중단되다시피 했다.

먼저 임 의원이 사무전결처리규칙을 변경한 이유를 묻자, 박 시장은 답변에 앞서 “익산시가 마치 불법적인 집단으로 비춰질 수 있으니, 법과 제도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부분이 어떠한 부분인지 소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임 의원은 시청사 건립기금 조성 예산편성 과정에서 심의위원회 구성시 시의회 의장이 추천한 의원 2명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채 나머지만 위촉하고 서면으로 심의한 부분을 지적했다.

이에 박 시장은 “조그만 부분이고 해명하면 될 것을, 서두에 불법집단처럼 얘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고, 이에 임 의원은 “조그만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박 시장은 “답변을 할 테니, 말을 막지 말라”면서 “사무전결처리규칙의 경우 지방자치법의 근거해 개정했고, 전라북도 심사결과 문제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전국 55개 지자체 표본조사 결과 평택·목포·밀양시 등에서 주요사항에 대해서는 전결권자를 시장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권한과 책임의 소지를 명확히 하고 사전에 신중한 의사결정을 통해 시정의 원활한 운영과 의회에 대한 원활한 협조를 위해 시장의 권한으로 상향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 의원과 박 시장간 질문 순서를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임 의원은 “먼저 사무전결처리규칙 변경 이유를 첫 번째 질문으로 했는데, 법과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소명을 요구해서 시청사 건립기금 조성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박 시장은 “시청사 건립기금 조성은 세 번째 질문”이라며 “순서를 바꾸면 답변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임 의원은 “질문 순서는 의원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것이고, 시장님이 소명을 요구해서 언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답변을 하겠다”면서도 질문 순서가 바뀌었음을 재차 언급했다.

이에 임 의원은 “말 바꾸기를 하지 마세요”라고 지적했고, 박 시장은 “말씀을 삼가세요. 아무리 의원이지만 말씀을 좀 삼가세요”라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임 의원은 “미리 질문을 사전에 드렸고 그렇기 때문에 불법적 요소라고 말씀을 드린 것인데, 시장님이 왜 자꾸 말을 바꾸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이 “임 의원님은 매사 불법과 합법을 명확히 구분하고 자신 있게 대하느냐”고 물었다. 임 의원이 “그렇다”고 답하자 박 시장은 발언에 대한 책임을 추궁했고, 임 의원은 “제 발언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고 답했다.

이어 시청사 건립기금 조성에 대한 박 시장의 답변이 이어졌다. 박 시장은 “의장이 의원 두 명을 추천했지만, 집행부에서는 학식과 경륜이 있고 익산에서 오래 사신 분으로 교체를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하며, “이를 두고 의회를 배제하는 것이라고 하는 것은 진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임 의원이 “교체 요구에 조규대 의장께서 이미 추천을 했고 결격사유가 없기 때문에 바꿀 의향이 없다고 통보했다고 알고 있다”고 추궁하자, 박 시장은 “이는 보고받은 바와는 다르고, 교체 요구에 다시 추천하는 과정에서 기일이 지난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이를 두고 침소봉대하는 것이 매우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임 의원은 “저도 시장님이 의원 질문에 대해 다른 답변을 하시는 것이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후 박 시장은 “익산시의회를 존중한다. 다만, 의회 중에서 임형택 의원처럼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사사건건 시의 정책에 반대하는 의원에 대해서는 분명히 설득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를 구하는 쪽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을 유념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임 의원이 “도대체 사사건건 내용이 무엇이냐”고 묻자, 박 시장은 재차 “임형택 의원은 사사건건 반대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에 임 의원이 “사사건건에 대해 제가 이야기하겠다”면서 구체적으로 광역상수도, 함열 청사 이전, 우남아파트 긴급대피명령 등을 언급하자, 박 시장은 “왜 의제에 없는 다른 이야기를 하세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임 의원은 “시장님이 제 질문에 다른 답을 하시니까, 제가 이야기를 하고 질문을 드리겠다”며 발언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임 의원의 발언 도중에도 박 시장의 발언이 재차 이어져,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결국 보다 못한 조규대 의장이 중재에 나섰고, 임 의원은 “시장님이 자꾸 분위기를 왜곡시켜, 오늘을 더 이상 시정질문을 이어가야 하는 의미를 느끼지 못하겠다”면서 “제 이야기를 마저 하고 시정질문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 의원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박 시장은 “지금 질문을 해야지”라며 계속 발언을 이어갔고, 임 의원은 “아마 이런 이유 때문에 이번에 25명의 시의원들이 박경철 시장님과는 시정질문을 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가지고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도 박 시장은 “나도 답변할 기회를 줘야지”라고 발언을 이어가며 분위기가 다시 소란스러워지자 조규대 의장이 다시 중재에 나섰다.

결국 임 의원이 질문을 하지 않고 박 시장이 자리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상황은 일단락됐다.

이후 임 의원은 “이 자리가 매우 신성한 자리로 알고 있다”면서 “의원이 되고 나서 두 번째로 주어진 시정질문이고, 의원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 준비를 했고 질문을 사전에 다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시청사 건립기금 심의위원회라든가 구 경찰서 철거가 공유재산계획에 의해서 논의를 하고 적법절차들을 잘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저는 불법적인 요소라고 생각했던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대단히 감정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데 대해, 더 이상 질문을 이어갈 의미를 못 느낀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아까 사사건건 반대한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것을 역으로 이야기 해보겠다”면서 “저는 어떤 사업 하나도 사사건건 반대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있었고, 저의 그 정당성을 믿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행정의 모든 사업은 시장 일인에게 최종 결정권이 있으되, 그 과정에서 충분한 절차와 법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래야 예산과 정책이 성립하고, 시민들이 지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 과정에서 의견수렴을 하는 가장 일차적인 집단은 시의회”라면서 “시장이 하고 있는 예산편성과 정책에 대해, 충분히 절차와 법을 지켰는지, 시민의 의견을 수렴했는지, 불편부당하지는 않은지, 이것들을 심의하라고 시민들이 뽑아준 것이 시의원”이라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이어 “저는 그 기능에 충실하기 위해 제 한 표를 던진 것이고, 수많은 토론과 의견교환을 통해 시의회가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어떻게 임형택 개인 하나가 시장의 모든 일, 익산시의 모든 일을 사사건건 발목을 잡아 반대를 할 수 있습니까”라고 호소했다.

이어 “이는 25명의 의원들이 심도 있는 토론과 논의, 지루한 감정적 충돌까지 감수해 가면서 결정하는 것”이며 “그간 광역상수도, 함열 이전, 우남아파트, 익산문화재단, 그리고 교향악단 등 어느 것 하나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과정을 보지 못했고 이로 인해 부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말씀드리려 했던 시청사 건립기금의 경우, 교체요구에도 불구하고 의장이 안 된다고 다시 통보한 경우에는 추천한 의원 두 명을 포함시켜야 하는데 의도적으로 배제했으며, 시청사 건립과 같은 중요한 사안을 회의조차 개최하지 않고 서면으로 심의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기지방재정계획상 예산은 3억원인데 내년도 예산은 13억원이 편성돼, 역으로 절차를 제대로 거쳤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의원 두명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을 알게 됐고, 이것은 불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각종 심의위원회 등에서 시장이 원하는 의원을 정해서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구 경찰서 철거와 관련해서는 “무조건 철거가 아니라 안전진단을 먼저하고 철거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해당부서도 공유재산이기 때문에 안전진단을 먼저하고 시장님의 지시에 따라 철거하고 향후 용도를 찾겠다고 했는데, 용역관리심의위원회에서 4,000만원을 가지고 용역을 실시하기로 한 것을 일체 무시하고 안전진단조차 없이 철거예산을 세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 의원은 “악취문제는 오늘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지난 한 달 동안 예산심의에 열심히 임해 왔고 익산시가 법률과 제도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성실하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박경철 시장이 대단히 감정적으로 임해 더 이상 시정질문을 하고자 하는 가치를 느낄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이는 신성한 시정질문 자리를 모욕하는 것이며, 의회를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신성한 자리에서 마치 감정싸움인 양 말도 되지 않는 궤변을 늘어놓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임 의원은 “이는 의원의 성실한 마음과 진정성을 농락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익산시가 말도 안 되는 궤변으로 시의회를 농락한다면 중대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시의원을 어떻게 이렇게 무시하는 것인지 너무나 황당하고, 오늘 이 자리를 빌려 ‘시민이 시장이다’라는 그 말을 당장에 떼시기를 청한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