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이용자 대부분.. 불편 및 활용도 저하 우려

익산시가 구 경찰서 건물을 갑작스레 철거하기로 결정하면서, 이곳에 자리해 시민·단체·기업 등으로부터 후원금품을 기탁 받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익산행복나눔마켓의 효율적인 운영이 어렵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09년 설립된 행복나눔마켓은 비수급 빈곤층이 마켓을 방문해 원하는 물품과 식품을 직접 선택하거나 가정을 방문해 무상으로 제공하는 비영리 상설마켓으로, 지역사회에서 생필품이나 식품, 재고·중고 상품 등을 기탁 받아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는 훈훈한 공간이다.

하지만 익산시는 현재 행복나눔마켓이 입점해 있는 구 경찰서 건물을 철거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1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도심 지역 도시미관 향상은 물론 우범지대 예방, 대부를 통한 세외수입 증대, 민간사회단체 사회활동 지원 등을 위해 리모델링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던 익산시가, 민선6기 들어 갑자기 입장을 바꿔 건물을 철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

이로써 현재 입주해 있는 행복나눔마켓은 등 떠밀려 이전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마켓 이용자 대부분이 고령이거나 몸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을 이용해 마켓을 방문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뛰어난 현 위치 대신 다른 장소로 이전을 할 경우 이용객의 불편이 뒤따를 우려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현재 위치는 시내는 물론 읍·면 지역까지 운행하는 버스 노선이 대부분 개설돼 있어 접근성이 매우 좋다는 점에 비춰볼 때, 현재 시가 고려하고 있는 구 갈산동 주민센터 자리로 이전을 하게 되면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는 지적이다.

현재 행복나눔마켓은 기초생활수급 탈락자나 저소득층 등 위기가정과 차상위계층 약 700여 가구가 이용하고 있다. 각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신청을 통해 선정된 이들은 1가구당 매월 7품목(3만5,000원~4만원 상당)의 생필품 등을 무상으로 지급받는다.

이로써 행복나눔마켓은 저소득층 가구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직접 나눔을 실천하며 지역사회에 온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시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는 한 할아버지의 감사 편지에 잘 드러난다. 왕궁면에 살고 있는 김 모 할아버지는 지난 2012년 “매월 쌀과 라면을 가져다 요긴하게 생활을 한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생각을 하면 삶의 활력소를 찾은 듯 행복하고 참사랑을 느낀다. 마켓을 찾을 때마다 직원들의 친절함과 좋은 뉴스도 접한다. 희망찬 내일을 바라보는 듯 가슴 뿌듯하다”라며 편지를 보내 고마움을 전한 바 있다.

이처럼 행복나눔마켓은 단순히 생필품이나 식품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사랑을 전하고 나눔으로써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민선6기 익산시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따라, 이전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사회복지단체 관계자는 “현재의 행복나눔마켓을 이전하는 것은, 사회적 약자가 주요 고객인 점을 감안할 때 접근성 측면에서 활용가치가 현저히 떨어질 우려가 크다”면서 “리모델링 이후 지역 내 흩어져 있는 사회복지 관련 시설들이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졌던 만큼, 재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익산시와 공동으로 행복나눔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원광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 또한 “갑작스럽게 건물을 철거하고 이전을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면서 “이곳을 이용하는 많은 분들이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만약 이전을 하게 되면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지난 10일, 마켓을 찾은 A할머니 또한 “버스타고 바로 올 수 있어서 좋았는데, 버스가 안 다니는 곳으로 이전을 하게 되면 어떻게 올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한탄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