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연대, 부채 이유로 한 먹거리 예산 삭감 철회 강력 촉구

익산시가 내년도 예산안에 학교급식 우수농산물 지원 예산을 50% 삭감 편성한 것과 관련,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피켓시위에 나서는 등 거세게 반발하며 삭감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익산시는 내년도 예산안에 지역 내 157개교 4만618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우수농산물 지원 예산 4억6,200만원을 편성했다. 이는 올해 예산에서 50%가 삭감된 것으로, 학생 1인당 1식 120원을 지원하던 것이 내년에는 60원만 지원하게 된다.

이에 지역 내 1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익산학교급식연대는 지난달 20일 성명서를 통해 “아이들의 건강한 먹거리 예산을 삭감해 부채를 줄이겠다는 익산시장의 발상을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면서 “부채를 이유로 시민들의 생활에 꼭 필요한 예산을 삭감하는 것을 환영할 시민들은 단 한명도 없고, 지금이라도 익산시장은 아이들의 건강한 먹거리 예산 삭감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급식연대에 따르면, 2006년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학생 1인당 1식 120원을 지원하는 우수농산물 지원 사업은 아이들에게는 지역에서 생산한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농민들에게는 안정적인 공급기반을 통해 친환경생산 확대와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자는 취지로 시작돼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고 영양교사들도 호평을 한 사업이다. 또한 이 사업을 그간 꾸준히 진행해 온 결과 2014년도 익산 친환경생산 자급비율은 70%에 근접하게 됐고, 2015년에는 그간 혜택을 받지 못하던 시내 고등학교까지 확대해 9억원 가량의 예산을 세워 진행할 계획이었다.

이에 급식연대는 “로컬푸드 전면시행이라는 공약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농가들이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학교급식을 넘어 공공급식으로 확대해나가면서 친환경 농업이 꾸준히 성장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역할을 해온 것이 익산학교급식지원센터를 통해 집행되는 우수농산물 지원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50%나 삭감하는 것은, 박경철 시장의 로컬푸드 사업 전면시행이라는 공약을 스스로 포기한다는 선언”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그간 꾸준한 노력을 통해 친환경 농업이 확대되고 70%대의 자급률로 성장한 시점에서 예산을 삭감한다면, 어렵게 끌어올린 익산 친환경생산 자급비율과 생산기반 확대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은 자명하다”면서 “지금은 예산삭감이 아니라, 친환경생산 자급률을 높여 학교급식을 넘어 시민들에게까지 전달되도록 장기적 계획을 세워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급식연대는 이어 지난 9일 “익산시장님! 아이들 친환경농산물 지원예산 삭감하면 익산시 살림살이 나아집니까?”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배부하며, 시내 주요 교차로에서 아침 출근시간을 이용해 피켓시위에 돌입했다.

이들은 “익산시가 일방적으로 지역의 친환경농산물을 지원하는 예산을 50％ 삭감해, 아이들의 밥상에 피었던 웃음꽃이 사라지고 70%의 자급률을 보이던 친환경농업마저 위태로워 친환경학교급식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시장과 시의원들은 2015년 수정예산에 우수농산물 지원금 120원(1인 1식)을 확보하고, 차후 점차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시는 “전라북도 매칭사업인 친환경농산물 지원 사업과 시 자체 사업인 우수농산물 지원 사업이 동일한 목적의 사업으로, 중복되는 점을 고려해 예산편성 과정에서 일부 지원액을 조정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익산학교급식연대에는 교육문화중심 아이행복, 솜리iCOOP생협, 익산농촌교육연구회, 익산시농민회, 익산시민연대, 익산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 익산여성의전화, 익산참여연대, 익산환경운동연합, 전교조익산지회,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익산시연합회, 한살림생협, 희망연대 등 지역 내 13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