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익산시와 지역 시민단체인 익산참여연대 간 공방전이 점차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참여연대가 “시민의견이 두려우면 ‘시민이 시장이다’는 기치를 내려라”라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 2일 참여연대는 “민선6기에서 처음으로 본예산을 편성해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이번 예산안에는 향후 4년간의 정책방향이 담겨져 그 중요성을 감안할 때 반드시 시민적 평가가 이어져야 한다”면서 예산안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참여연대는 학생신문 벼리·거북이마라톤대회·사회창안사업 전액 삭감, 사회단체보조금 차별 지원, 초·중학교 원어민 영어교사 사업·학교급식 우수농산물 지원사업·익산평생학습축제 삭감, 시립교향악단 창단·역사문화재단 전환 등의 예산을 문제삼으며 “내년도 예산안은 일방적인 예산편성, 민간단체 길들이기, 검증 없는 예산편성, 정책방향 상실, 시민에게만 고통을 전가하는 예산안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한마디로 권한 남용 수준의 예산편성”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또한 지난 3일 예산안 분석 두 번째 자료에서는 실현가능성이 없는 지방채 상환 계획과 실효성이 없는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대한 문제점을, 구체적인 세부사업과 예산 금액을 제시하며 지적했다. 이어 4일 예산안 분석 세 번째 자료를 통해서는 예산 편성에 정책공약 실현 의지가 부족하고,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서 자체 신규 사업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익산시는 지난 3일 해명 보도자료를 내고 “내년도 예산은 선심성 예산이 아니며, 복지예산·부채상환·신청사 건립기금 등에 집중 편성했다”면서 “어떤 예산이 선심성이며, 무엇이 편법 예산이고 무분별한 편성인지 되묻고 싶은 심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익산시 2015년도 본예산 편성 기조는 정부의 복지정책 확대와 연간 360억원에 달하는 부채 및 운영비 상환에 따른 재원 부담을 감수하는 동시에 안전도시 조성, 이천년 역사와 신한류가 공존하는 품격 높은 도시조성,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 KTX서부역사 진입로 확장공사, 농업경쟁력 강화를 통한 농촌소득증대 예산 등에 집중 투자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통해 박경철 시장은 “내년도 예산은 서민생활 지원, 안전한 익산, 이천년 역사고도 정립, 지역발전과 미래 성장 동력 창출 등을 위한 고민과 노력이 녹아있는 예산안으로,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것처럼 선심성 예산이나 편법 예산이 아님을 명확하게 밝힌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와 함께 시가 구체적으로 밝힌 예산들은 여전히 문제점들이 드러나 있는 상태다. 업무추진비의 경우 20% 삭감은 법정 기준액 대비 삭감을 했다는 것이며, 실제 올해와 비교한 예산안에 따르면 전년 기준 40.37%가 증액됐다. 농업예산과 관련해서도, 지난 8일 익산시농민연대가 농업부문 예산이 대대적으로 삭감된 것과 관련 익산시청을 항의 방문해 일부 사업에 대한 예산을 지난해 수준으로 수정 편성하겠다는 답을 받아냈다. 또한 노후된 청사 안전 보강을 위해 함열출장소 및 차량등록 사업소 리모델링 예산을 편성했지만, 이는 지난 추경 때 부결됐던 시청사 일부 함연 이전 관련 예산을 꼼수로 편성한 것이라는 의회의 지적을 받고 있다. 시는 또 익산발전 50년의 대도약의 기회인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와 KTX 완전 개통 등을 앞두고 시 차원의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한 시기임을 감안해 전년 수준의 홍보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회 심의 결과 홍보담당관실을 비롯해 각 부서에 홍보성 예산으로 편성된 금액이 18억7,0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각 부서에 이른바 ‘숨기기 예산’으로 편성된 예산은 파악된 것만 37건이고 신규로 편성된 것만 17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시는 교육기관에 대한 급식비 등도 적정예산을 지원해 학교급식에 차질이 없도록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지역 내 1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익산학교급식연대는 이에 거세게 반발하며 지난달 20일 성명서에 이어 지난 9일에는 시내 곳곳에서 피켓시위에 돌입해 삭감 철회를 촉구하고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익산시의 해명에 대해 참여연대는 지난 8일 재차 보도자료를 통해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참여연대는 “시민의견이 두려우면 ‘시민이 시장이다’는 기치를 내려라”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익산시가 9천억원의 예산편성 권한은 행사하면서 이에 대한 비판과 책임을 거부하는 것은 자격이 없는 것이며, 우리의 비판적 의견제시에 익산시가 구체적인 해명은 없고 시민을 우롱한다고 말하는 것을 보며 지방자치의 원리를 부정하는 익산시 모습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의견 수렴은 지방자치의 기본 가치이며,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할 책임은 시장에게 있다”면서 “익산시의 독선과 주먹구구식 예산편성으로 혼란과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판적인 시민의견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참여연대는 예산(안)이 확정되기 전에 시민의견을 제시함으로 합리적인 의견수렴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행정력과 사회적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며, 이를 두고 예산안을 공격한다는 익산시의 인식은 외피만 지방자치이고 관선시대 가치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면서 “익산시는 지역발전을 위한 시민단체 역할을 올바로 인식하고, 비판적 시민의견에도 합리적인 검토와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참 지방자치를 실천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