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상 시장 승인 필요.. 아무런 조치 없이 버젓이 영업
관리·감독 책임 익산시.. 제재규정 없다는 이유로 뒷짐

최초 계약보증금조차 지급하지 않고 산업단지에 입주했던 (주)전방이 2년이 넘도록 하도급업체와 무단으로 공장부지를 무상임대 형식으로 하도급 계약을 맺고 있었지만,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익산시는 뒷짐을 지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특혜성 계약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그간 계속해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주)전방에 대해, 익산시가 기업유치에 급급한 나머지 도를 넘은 봐주기식 행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비등하다.

지난 2010년 익산시와 투자협약을 맺고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공장을 가동한 (주)전방 익산공장 부지 내에, 별도의 업체(K산업)가 2년이 넘도록 주소지를 두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K산업은 지게차로 짐을 나르거나 청소 등 각종 작업을 수행하는 용역 하도급 업체로, 지난 2012년 6월부터 전방 측과 도급계약을 맺고 주소지를 공장부지 내로 한 채 사업자등록을 받아 일을 해왔으며 현재 8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이후 K산업은 전방 공장부지 내 주소지를 둔 것과 관련해 문제가 불거지자, 올해 6월께 부랴부랴 주소지를 업체 대표의 주소지로 변경했다.

‘익산시 지방산업단지 조성 및 분양에 관한 조례’는 분양을 받은 자는 이를 타인에게 임의로 양도 또는 대여할 수 없고, 양도 또는 대여하고자 할 경우에는 사전에 시장의 승인을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전방의 경우 K산업의 주소지를 공장부지 내로 하고 1년 단위로 자동 갱신되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며, 시장의 승인 등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전방 측과 K산업 측은 실제 사업장을 공장부지 내에 둔 것이 아니라, 사업자등록을 받기 위해 공장부지 내 주소를 사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해명대로라고 하더라도, 2012년 6월 당시에는 전방 익산공장 부지의 소유권이 익산시이기 때문에 전방 측은 아무런 권한 없이 분양받은 공장부지를 K산업에게 조례를 위반하며 임의로 대여한 셈이다. 무단으로 익산시 소유의 산업단지를 사용한 데 대한 조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투자유치과 관계자는 “별도의 제조업체가 입주해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도급 형식으로 사업자등록을 위해 주소를 사용한 경우에는 제재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