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헌율 후보, “논의 안 된 사항 포함”.. 단일화 퍼포먼스도 취소

예정보다 25분 늦게 시작한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도중에도 양승일 간사, 정헌율 예비후보가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익산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자들 중 일부 후보들의 단일화 논의가 이슈로 떠올랐지만 이들이 첫 발걸음부터 불협화음을 고스란히 내비치며 순탄치 못한 단일화를 예고했다.

과거 안철수 의원 측에서 창당할 예정이었던 새정치연합 측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이들 4인은 후보단일화에 합의했다는 내용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조차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의견충돌을 일으키며 이를 수습하기 급급해하는 등 웃지 못 할 모습을 연출했다. 

급기야는 한 후보가 이미 배포된 자료 중 일부가 합의된 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삭제를 요청하는 등 시작부터 분열된 양상을 보여 앞으로 논의될 단일화의 난항을 짐작케 했다.

지난 24일 오전 익산시청 브리핑룸에서는 배승철, 배병옥, 정헌율, 양승일 예비후보자의 후보단일화 합의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3월 18일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익산지역실행위원협의회가 성명을 통해 새정치연합 측 익산시장 예비후보 5인의 단일화를 제안하고 그 다음날인 19일 시내 모처에서 4인의 예비후보가 전격적으로 단일화에 합의한 내용을 시민들에게 발표하는 자리였다.

새정치연합 측에서 시장출마 예정이었던 박종열 예비후보와 통합신당 가담을 천명했던 박경철 예비후보는 이들의 단일화 제안을 거절하고 오히려 ‘새정치’답지 못하다는 취지로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열린 기자회견에는 예정된 시각이 지났는데도 배승철, 배병옥, 양승일 예비후보 3명만이 참석하고 정헌율 예비후보는 나타나지 않아 술렁이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에 익산실행위원협의회 간사를 맡고 있는 양승일 예비후보는 “차가 막혀서 늦는 것 같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기자들에게 설명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25분가량 뒤늦게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헌율 예비후보가 밝힌 사정에 의하면 정 예비후보는 기자들에게 배포된 합의문을 약속된 시간 한 시간 전에서야 받아보게 됐는데 합의된 것 이외의 논의되지 않은 것까지 상당수 포함돼 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해 늦었다는 것이다.

정 예비후보는 “기자회견문에는 대표후보 선출방식과 절차가 포함돼 있는데 이는 전혀 논의되거나 합의되지도 않은 부분”이라며 “또한 단일화 서약 퍼포먼스가 준비돼 있다는 얘기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검토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늦은 이유를 설명했다.

정 예비후보의 참석과 함께 11시 25분경 기자회견이 시작됐지만 어수선한 분위기는 이어졌다. 기자회견문의 각자 맡은 부분을 발표하는 와중에도 정헌율 예비후보와 양승일 예비후보가 회견문에 대해 이견을 조율하는 모습을 연출했으며 급기야는 대표 후보 선출방식에 대한 내용에서는 합의된 내용이 아니므로 보도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요청까지 나왔다.

정 예비후보는 “4인이 대표후보를 내기로 한 것에는 합의했으나 경선 및 대표 후보 선출 방식 추후에 충분한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할 부분”이라며 “그러니 해당 부분은 삭제하고 퍼포먼스도 없는 것으로 알고 양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회견문 발표가 끝나고 이어진 기자들의 질문은 대부분 4인의 단일화가 순탄치 못할 것이라는 의구심으로 이어졌다. 단일화를 하겠다는 첫 발표부터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합의되지 못한 내용으로 불협화음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배승철 예비후보는 “후보자들이 공정한 경쟁으로 1인의 대표후보를 추대할 것이며 나머지 후보들은 모든 역량을 지원해 줄 것을 합의했다는 것에 주목해달라”며 “허나 4인 4색이다보니 옥동자를 낳기 위한 고난처럼 힘든 과정이 있는 것으로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