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북도지사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 강봉균 전 장관이 익산지역 내 신당후보 출마 입지자들을 불러모아놓은 자리에서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홍보하는 한편 참석 예정인 안철수 의원과 입지자들의 일대일 사진촬영 기회가 있다는 등의 공지를 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이는 지난달 24일 안철수 의원이 선언한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과도 거리가 있기에 ‘새정치’를 기치로 내세우고 있는 새정치연합 측 후보자로서는 부적절한 처사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6일 저녁 익산지역의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실행위원을 비롯한 신당 측 지방선거 출마 예상자들에게 한통의 문자메시지가 전달됐다.

다음날 아침 일찍 강 전 장관과의 조찬에 참석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다음날 영등동에 위치한 한 해장국집에서 이뤄진 회동에는 서너 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출마예정 입지자들이 참석했다.

강 전 장관은 최근 공식석상에서 ‘새정치연합을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겠다’는 입장을 내보이면서 전북도지사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물.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추대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며 최근 전북지역 실행위원들과 자주 접촉하는 등 본격적인 도지사 출마 행보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에 익산지역 정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만남에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전날 저녁에서야 급히 문자로 참석을 요구하는 것도 보기 좋지 않지만 아직 정식으로 출마하지도 않은 인사가 부른다고 집합하듯이 모이는 것은 흡사 조직과 같은 모습이지 않나 싶다”며 “새정치가 그렇게 줄을 서서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이날 회동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또 있다. 상견례를 마친 후 강 전 장관의 참모진에서 출판기념회를 홍보하는 와중에 안철수 의원과의 사진촬영 이야기를 꺼낸 것. 강 전 장관의 출판기념회에 안 의원이 참석할 예정이며 이날 창당발기인과 안 의원의 사진을 촬영 기회가 있으니 이를 잘 이용하라는 취지였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이날 자리에 모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실행위원 등 익산지역 내 입지자들 대부분은 기초선거에 나설 예정이어서 정당 공천 없는 무소속 출마가 유력시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안 의원과 함께 촬영한 사진을 홍보수단으로 이용하도록 부추기는 것은 사실상 무공천 결단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새정치에 대한 기대를 품고 바라보는 시민들이 오히려 이날 회동 소식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입으로는 새정치를 외치면서 구태의연한 모습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가장 장점으로 꼽히는 신뢰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같은 지적에 한 참석자는 “강 전 장관은 익산지역의 도의원 및 시장후보들에게 서로 합심해서 선거에서 승리하자는 취지로 인사를 한 것”이라며 “출판기념회에서 안철수 의원과의 사진촬영 이야기도 나왔지만 별다른 뜻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봉균 전 장관 측 관계자는 “출마선언을 하기 전에 간담회 형식으로 몇몇 지역을 돌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아직 출마선언을 한 것도 아니고 이후의 경선과정도 남아 있기 때문에 공식적 입장으로 만나는 것은 아니고 그저 돕는 차원으로 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봉균 전 장관은 3월 1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으며 4일 열리는 새정치연합 전북도당 발기인 대회 이후에 공식적으로 출마 여부를 밝힐 예정이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