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석 위원장 개혁안 고심.. 현역의원 배제 초강수 제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제1야당인 민주당의 당론으로 추진됐던 공천제폐지안이 결국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반대에 부딪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구태 정치를 개혁하는 첫걸음으로 여겨지던 공천제의 폐지가 사실상 물 건너감에 따라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이춘석)은 지난 20일 공천심사위원회(이하 공심위)에 현역 의원들을 배제하겠다는 초강수 개혁안을 내놓는 등 현실적인 개혁안 마련으로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지난해 전당원 투표를 통해 공천제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한 바 있다. 그 때문에 공천제가 유지될 경우 당론을 뒤집어야 한다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를 법제화하기 위해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을 압박하면서 여러 차례 공천제폐지 도입을 주장했지만 새누리당은 줄곧 이를 반대해 왔다. 이에 민주당은 장외투쟁까지 나서며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보였지만 이달 말까지가 시한인 국회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는 공천제폐지 논의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게다가 새누리당은 지난 20일 ‘상향식 공천제 전면도입’을 골자로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해 공천제폐지라는 대선 공약을 백지화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어 사실상 공천제폐지라는 정치개혁의 물살을 거스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오히려 입장이 묘한 쪽은 민주당이 됐다. 당론으로 결정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민주당 홀로라도 무공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과 현실적으로 지방선거를 치르기 위해 공천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대립각을 세웠다.

이에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춘석 의원(익산 갑)은 지난 20일 공천제를 유지하면서도 혁신적인 개혁안으로 보이는 카드를 내놓으며 돌파구를 찾았다.

민주당 전북도당은 수일 내로 공심위를 구성하되 현역 의원들을 전원 배제하고 외부 인사들로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공심위원장 자리만 당연직인 이춘석 의원이 맡고 나머지 15인의 심의위원은 지역을 고려한 외부인사를 선정해 투명한 공천심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만약 무공천을 하게 되면 현행법상 당원의 무소속 출마가 불가능하므로 강제로 탈당해야 하는 불합리한 점이 발생하게 된다”며 “새누리당은 공천제폐지 반대에 그치지 않고 해당 조항 삭제 요청도 거절해 현실적으로 무공천을 어렵게 만들었다. 따라서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개혁을 위해서 혁신적인 공심위 개혁안을 도내 의원들과 함께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민주당으로서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을 솔직히 사과하고 그 책임은 새누리당에 있음을 천명해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전북도 민주당은 혁신적인 공천제도를 통해 개혁 의지를 보여주고 철저하게 현장 중심으로 돌아가 시민의 지지를 회복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