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한 측 유리한 내용, 제각각 결과.. 민심왜곡 우려

최근 익산시장 출마를 선언한 입지자들이 여론조사 결과를 경쟁적으로 공개하고 있지만 제각기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내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인지도 향상을 위한 홍보성 여론조사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제 입맛대로 식’ 여론조사를 시민들에게 반복적으로 노출시킬 경우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물론 건전한 여론형성을 저해하고 나아가서는 민심왜곡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시민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현재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익산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인물은 전북도의회 배승철 부의장을 비롯해 정헌율 전 전북부지사, 익산시의회 박종열 의원, 배병옥 전 정동영 대선특보까지 4인이다.

이들 모두 3월 창당 예정인 새정치신당(가칭)에 가담할 것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다른 경쟁자의 등장도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신당 측 후보가 되기 위한 당내 경선 등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후보들이 자체적으로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를 연이어 공개하고 있지만 서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나온 결과를 내놓으며 시민들로 하여금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품게 하고 있다.

후보들 측에서 내놓는 결과 마다 새정치신당 측의 익산시장 후보군들 가운데 조사를 의뢰한 후보가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먼저 배병옥 후보의 경우 지난해 12월 3일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지난달 16일부터 각 언론매체를 통해 공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배병옥 후보는 이한수 시장을 포함한 다자간 가상대결에서 이한수 시장(23.4%), 익산시민연합 박경철 대표(13.7)에 이은 3위(10.9%)로 조사돼 새정치신당 측 후보군 가운데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이한수 시장과의 양자 대결에서는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후 공개된 배승철 후보의 여론조사 결과는 달랐다. 배승철 후보는 새정치신당 측 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17.1%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으며 이한수 시장을 포함한 다자간 대결에서도 이한수 시장(27.7%)과 박경철 대표(15.9%)에 이은 3위(10.3%)를 기록해 새정치신당 측 후보들 가운데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나 결과를 뒤집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월 5일 정헌율 후보가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또다시 재현됐다. 다자대결 시 지지 후보를 묻는 질문에 이한수 시장(25.5%)에 이어 14.9%의 지지를 얻은 정헌율 후보가 2위에 올랐다. 새정치신당 후보로서의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서도 22.3%를 얻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대로라면 2개월여 만에 5위권에서 맴돌던 정헌율 후보가 갑자기 선두로 치고 올라온 셈이다.

이와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볼 때 해당 후보자들이 자체적으로 의뢰한 조사에서 제각각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이는 시점 상 2개월여의 기간 동안 시행된 여론조사라 하더라도 같은 질문에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얘기여서 오락가락 하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지난달 익산시장 출마를 선언한 박종열 의원은 “시민들이 아직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너무 앞서 여론조사를 실시해 자신이 유리한 것처럼 호도하며 시민들의 혼란만 가중시키는 상황으로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예비후보 등록 등의 절차 후인 3월경에 정책과 비전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물어볼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한 시민은 “정치인들이 너도나도 자기가 1위라고 한다면 결과적으로는 무의미한 여론조사가 되는 것이 아니겠나”라며 “아직 공약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인물과 정당으로만 지지율을 묻고 있는 것 또한 시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