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측 현 법정관리인 고소 “아무도 못 믿어”.. 회원들 노심초사    

익산시의 웅포관광지 개발이 갖은 말썽을 빚어오다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익산시가 웅포관광개발 측에 사업연장 신청을 불허하면서 사실상 웅포관광지 개발사업이 실패한 셈이 됐으며, 이후 웅포관광개발 측이 법원에 기업회생 신청을 냈지만 그마저도 ‘회생’과 ‘파산’을 놓고 운영위와 비상대책위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회생의 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구나 700억원이 넘는 웅포골프장의 1순위 채권을 쥐고 있는 한울아이앤씨가 300억원 이하만 인정하겠다는 회생 계획안에 동의할지도 미지수이며, 웅포골프장의 실질적 대표인 김승학(66) 회장이 508억원 대 불법대출 혐의로 지난 5일 경찰로부터 구속영장이 신청되며 손 댈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골프장 회원으로 등록된 1100여명의 회원은 약 177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회원권이 휴지조각이 되는 게 아닌지 노심초사하며 운영위와 비대위가 내놓은 방안 중 어떤 방안이 나을지 선택해야 하는 고민에 휩싸였다.

지난 5일 웅포골프장 클럽하우스 2층 회의실에서 열린 공청회에는 골프장 회원 5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운영위 측과 비대위 측이 ‘회생’과 ‘파산’을 놓고 첨예한 대립으로 맞섰다.
먼저 회생을 원하는 웅포골프장 운영위 측은 일단 경영을 정상화한 다음 회원들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운영위의 이소연 법정관리인은 “먼저 일련의 운영상의 문제 등에 대해 회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며 관리인으로서 회생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하므로 최대한 회원들께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의견을 수렴해 계획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운영위 측 홍요셉 변호사는 “법적으로 파산으로 갈 경우 가장 중요한 회원의 권리를 승계 받지 못할뿐더러 파산 후 재산을 매각한다해도 현재 웅포골프장 측의 유동자산이 64억여원 밖에 되지 않아 아무것도 손에 쥘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며 “비대위나 운영위나 회원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니만큼 회생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현재 웅포골프장의 거의 대부분의 토지와 건물은 1순위 채권자인 한울아이앤씨의 소유로 돼있다. 그렇기에 회원들이 회원권을 구매할 당시 납입한 입회금 1,770억원을 변제할 수 있는 여력이 전혀 되지 않는다. 또한 법적으로 회원의 권리를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에 파산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비대위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이미 공청회 시작 전부터 비대위 측에서는 이소연 관리인과 홍요셉 변호사에 대한 고소장을 나눠주며 웅포골프장 경영진에 대한 책임과 도덕적 해이 등을 문제 삼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미 비대위 측은 전주의 최세영 변호사를 선임해 회생계획을 반대하고 일단 파산 후에 정상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비대위는 회생이 시행될 경우 모든 문제의 근원인 김승학 회장이 다시 대표로 돌아오게 되므로 속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김명식 부위원장은 “회원님들이 경영적 측면과 도덕적 측면에서 믿기 어려운 운영위 측의 거짓말에 속지 말길 바라며 파산 후에도 법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으면 정상 운영이 가능하다”며 “이후 좋은 기업을 유치하거나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아 한울로부터 부지를 매입하면 회원이 주인이 되는 골프장 정상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강수 비대위원장은 “운영위 측은 안 되는 것만 가져다 회원들을 현혹하고 있지만 더 이상 그들 뜻대로 돼서는 안된다. 회원들이 주인이 돼서 정상화시킨 사례도 있듯이 얼마든지 주인으로서 권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렇게 양 측의 주장이 대립되자 공청회에 참석한 회원들은 혼란스럽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기를 요구했다.
한 회원은 “양 측이 서로 자기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어떤 방법이 회원들에게 손해가 나지 않는 방법인지 알 수 있도록 진지한 소통이 필요할 것 같다. 이대로는 사분오열 돼서 더 이상 희망을 바라볼 수 없는 지경이다”고 말했다.

한편, 웅포관광지 조성사업은 지난 2004년 익산시가 웅포관광개발과 함께 골프장, 콘도, 호텔, 피크닉광장, 골프 학교 및 연수원 등 대규모 사업이 포함된 관광지 개발 사업으로 시작됐지만 현재는 수익사업인 웅포골프장 단 한건만 사업이 이뤄진 상태로 지연되고 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