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송동에 사는 B(49세)씨는 버스를 이용해 어머니가 계시는 삼례를 자주 왕래한다. B씨는 지난 19일에도 오전 10시 부송동 무왕로 변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나가 삼례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그러나 삼례로 가는 ‘65번’, ‘65-1번’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오지 않았다. 몇 번의 버스경유 시간을 보내며 발을 동동 구르다가 한 참이 지나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변경된 버스 노선을 확인했다.

그런데 부송동에서 금마로 가는 ‘2200번’과 ‘2300번’은 있었지만, 부송동에서 삼례로 가는 버스는 눈을 씻고 봐도 없었다. 또 해당 버스의 운행 시간도 전과는 달라졌고 앞차와 뒤차의 시간 간격이 달라져 있었다. B씨는 어쩔 수 없이 금마로 가서 삼례로 가는 ‘2650번’에 환승을 해야 했다.

익산시가 지난 15일부터 버스 지·간선제를 본격 시행하면서 발생한 촌극이다. 새 정책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고, 버스 운영의 효율을 우선시한 나머지 이용객들의 편의를 도외시한 탓이었다.

B씨는 “나는 도착시간에 정해져 있는 않은 경우여서 그렇지, 일정하게 통학하거나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피해가 클 것이고, 나는 카드가 있는 경우여서 추가 비용 없이 환승을 했지만, 카드가 없는 사람들은 곱절의 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이상한 정책이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익산시가 익산형 버스 운영체계로 효율성을 높인다며 외부 전문 업체에 2억4,000여만원을 주고 수요분석 등을 의뢰해 받은 결과와 버스업계와의 협의를 토대로 도입한 정책이다. 하지만 버스 지·간선제를 시행한 이후 현장과 동떨어진 이 부실한 정책은 시민들의 빗발치는 민원을 초래했다.

익산형 버스 지·간선제는 출퇴근 시간대 배차를 줄이거나 아예 없애기도 했다. 정기적으로 버스를 이용하는 농촌마을의 시민들은 무거운 짐을 들고 환승장으로 이동해야 하는 어려움과 불편 호소하고 있다.

또 지선에 투입된 소형 전기버스가 충전 때문에 배차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등의 문제도 다발했다.
이에 대해 익산시 관계자는 “속출하는 불만 민원을 수렴하고 있다”며 “정책을 보강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익산시는 나름의 후속조치 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배차 시간 조정이나 증차 등의 재조정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조정이 가능했다면 당초 익산형 버스 지·간선제를 도입하는 과정의 버스업계와 익산시간 협의 결과가 지금처럼 나오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C씨는 “버스 지·간선제 도입을 위한 용역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렇게 허술한 정책이 시행되는 것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 중심의 정책도입이 아니라, 버스업계의 이익을 중심으로 정책을 도입했기 때문이 아니냐”며 “현장 상황에 맞게 정책을 실질적으로 보강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시민 편익을 우선하지 않으면 않된다”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