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보직 민주통합당 독식.. 의회 강화 주장 후보들 낙선

지난 3일 구성된 후반기 익산시의회는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보직 독식과 비교적 제 목소리를 내는 의원들의 낙선이라는 문제를 남겼다.

의장과 부의장, 4개 상임위원장 모두 민주통합당 출신이고, 평소 의회의 위상 강화를 내세웠던 비주류 후보들은 모두 낙선했다. 하지만 당선자들과 표차가 적어 강한 견제 심리가 발동됐다.

따라서 특정사안을 두고 익산시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의원들과 견제를 우선시 하는 의원들 사이에서 의견 충돌이 일어날 수 있고, 제대로 된 집행부 견제가 가능할 것인가의 문제가 의회 운영의 과제로 부상했다.

우선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김대오(나선거구) 의원은 의회 안팎에서 이한수 시장과 친분이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의장은 투표를 앞두고 실시한 정견발표를 통해 “선거과정에서 의원들을 만나면서 여러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이것은 오해이며, 편견이 잘못됐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이 언급한 “오해”는 그가 중요한 사안마다 이 시장 편에 설 것이라는 예상인데, 이것이 편견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주겠다는 게 김 의장의 해명인 것이다.

실제로 1차 투표에서 김 의장은 11대13으로 양종규·장오준 의원의 합계보다 표가 적게 나왔는데, 결선 투표에서 강한 의회를 내세웠던 양종규 의원을 눌렀다.  

익산갑과 을지역 의원들의 고른 지지를 받은 최종오 부의장도 상대후보로 나선 송병원 의원보다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무원 출신인 송 의원은 정계 출신 의원보다 의회의 위상을 더 중요시 해왔다. 

상임위원장의 경우에도 의회의 역할을 강조하는 비주류 의원들이 낙선했다.

기획행정위원장의 경우 '입 바른 소리'로 유명한 손문선(무소속) 의원이 13대11로 임영애 의원에 자리를 내줬다.

보건복지위원장도 평소 익산시청에 협력적인 것으로 알려진 김정수 의원이 통합진보당 송호진 의원을 두 표 차로 제쳤다.

김 의원은 정견발표에서 “사물은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나는 집행부의 이중대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에 송 의원은 “강한 집행부, 약한 의회가 지방정부의 현실이다. 집행부 독주를 막겠다”고 피력했다. 김 의원은 1차투표에서 송 의원과 같은 표를 얻었는데 2차 투표에서 김 의원 쪽으로 한 표가 더 이동해 승패가 갈렸다.

의장과 부의장, 4개 상임위원장 등 6개 보직에 당선된 의원들은 공통적으로 상대 후보보다 1,2명의 지지를 더 얻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는 견제심리가 강하게 작동했다는 반증이다. 

따라서 당선자들은 인사말을 통해 하나같이 의원들의 단합과 의회의 위상 정립을 강조했다.

다만, 온건파 의원들이 주요 보직에 당선됐다는 점이 집행부인 익산시청에 반드시 호재로 작용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이번 선거결과가 개별의원들의 집행부 견제 심리를 더 강하게 작동시킬 수 있고,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피하기 위해 주요 보직자들이 신중한 행보를 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