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사육제한 규정을 강화해 주민 동의에 따른 분쟁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행 '익산시 가축사육 제한 조례'에는 주택으로부터 500미터 이내에서는 닭이나 오리, 돼지, 개를 기를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80% 이상의 주민 동의가 있으면 가능하도록 하는 단서규정 때문에 건축주와 주민들은 물론 주민들 사이에서도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용동면에서 민원이 나왔다.

망성면 A씨가 용동면 대조리 7,240㎡ 부지에 돼지를 기르기 위해 지난 1월 익산시에 건축허가를 신청했는데, 인근 마을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익산시는 당시 조례에 따라 가축사육 제한지역인 300미터 이내에 주택이 한 곳밖에 없었기 때문에 주민동의서 한 장으로 허가 요건을 충족했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지난달 개정된 조례에 따라 500미터를 적용해 세 가구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가 건축허가를 낼 당시에는 조례가 개정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소급적용은 무리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환경부가 가축사육 제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권고안을 각 지자체에 내려보냈고, 이어 12월 익산시가 강화된 내용의 조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익산시가 허가과정에서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는 별도로 가축사육 제한지역에서 주민동의만 받으면 된다는 조례의 단서규정이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성당면에서는 건축주가 허위로 주민동의를 받아냈다며 축사 건축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건축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진안군에서는 가축을 사육할 수 있는 조건이 까다롭다.

'진안군 가축사육제한조례'에 따르면 사육 제한지역의 경우 돼지는 주택으로부터 2천미터, 닭 오리 개는 1천미터, 양 사슴 소는 500미터 이내로 되어 있다.

대신 이 지역에서 기존 시설을 증축하거나 신축할 때는 인근 주택 세대주의 60%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에 비해 익산시는 제한지역을 주택으로부터 500미터, 주민 동의 80% 이상으로 완화된 규정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익산시도 규정을 더 까다롭게 고치든지, 분쟁의 소지가 있는 주민동의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조건을 까다롭게 하더라도 주민 동의 규정을 둘 경우 언제든지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건축주가 금품을 동원해 주민을 매수할 수 있고, 정상적으로 동의절차가 진행되더라도 동의한 주민과 반대한 주민들 사이에서의 갈등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조규대 의원은 지난 12일 환경위생과 업무보고 자리에서 "주민 동의 규정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자주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며 "단서조항을 삭제해 분쟁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고 주문했다. 환경녹지국 하윤 국장은 "올 하반기에 조례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