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지역 특혜 논란

 분뇨에 물 뿌려 반입량 넘쳐.. 처리비용 증가 

분뇨시설 사용료 익산시 대납, 조례규정 무시     

사육두수 증가로 새만금 수질개선 취지 무색

익산시가 왕궁 특수지역에서 나오는 돼지분뇨 수집운반비와 공공처리시설 사용료를 면제해 이중 특혜시비가 나오고 있다.

또 돼지 농장에서 과다한 물청소를 하는 바람에 처리해야 할 분뇨의 양이 많아지면서 익산시의 예산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3월께는 분뇨에 물을 타고 있다는 의혹이 퍼졌는데, 이번에는 물청소를 하면서 분뇨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돼지 사육량이 늘어나면서 이곳을 청정지역으로 만들어 새만금 수질을 개선한다는 정부와 전라북도 시책에 반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 12일 익산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환경위생과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 문제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임병술 의원은 다른 곳보다 왕궁 특수지역에서 축사 물청소를 많이 해 분뇨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물청소가 많이 이뤄지고, 농가별로 분뇨발생량의 차이가 많아 농가들끼리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며 “방류량이 많아지면 결국 수질오염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익산시가 왕궁특수지역 농가 협의체인 ‘익산금호신촌영농조합’을 통해 농가에서 분뇨를 수집, 가축분뇨처리시설로 운반해 처리를 맡길 때 리터당 8원(수집운반 수수료 6원. 공공처리시설 사용료 2원), 톤당 8천원씩 받아야 할 수수료를 면제해왔다는 점이다.

지난 5월 기준 분뇨 반입량은 하루 평균 700톤(수수료 56만원) 규모로, 올해 2월경부터 '익산금호신촌영농조합'에 수수료 명목으로 지출한 예산은 2억5,900여만원이나 된다.

이중의 절반인 1억2천950만원은 익산시의 세외수입으로 들어와야 할 돈이다.  

 익산시는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관리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를 통해 예산의 범위 내에서 수집운반 수수료를 지원할 수 있고, 공공처리시설의 사용료를 감면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50%는 익산시가 지원하고 절반은 농가가 부담키로 했지만 이를 위반했다.

게다가 분뇨 수집운반 업무를 대행하는 업체는 농가들이 모여 만든 영농조합이기 때문에 농가들은 수수료를 내지 않으면서 한편으로는 익산시가 부담한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챙기는 기형적인 구조가 형성됐다.

분뇨배출양이 많을수록 수입이 늘어나는 것이다. 2중 특혜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분뇨량이 늘어나면서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에 익산시가 내줘야 할 처리비용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익산시는 톤당 2만6,280원을 시설 운영자인 ‘뉴워터주식회사’에 지급하고 있는데, 지난 5월까지 지출된 예산은 13억3천여만원이나 된다. 시의 예산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고, 시민의 세금을 시민의 동의 없이 퍼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

손문선 의원은 “농가에서 배출하는 분뇨량이 하루에 1천톤이나 된다는 말이 나온다”며 “농가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것은 시의 재정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농가들이 돈을 내지 않으면 반입량이 늘어나 처리비용이 증가한다”며 “분뇨 처리 문제로 매년 80억원이나 소요되는데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병술 의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분뇨 배출량이 많아 빨리 가져가라는 농가들의 불만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이달 말부터 전체 수수료의 절반을 징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임병술 의원은 “아직까지 농가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이루지 못했다”고 말해 제대로 집행될지 미지수다.

또 다른 문제는 최근 왕궁특수지역의 돼지 사육두수가 늘어나 새만금 유역의 오염원을 없앤다는 정부와 전라북도의 방침과 반대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왕궁특수지역에서 하루 500톤 정도의 가축분뇨가 나올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지난달 발생한 분뇨량은 하루 평균 700톤이나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가축분뇨처리시설이 최대로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이며, 당초 분뇨량이 모자랄 것이라는 걱정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임 의원은 ‘돼지가 10만 마리 정도여서 분뇨가 600톤이 채 나오지 않아야 하는데 왜 이렇게 많이 배출되느냐’고 따졌는데,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최근 조사해보니 돼지고기값이 올라 11만3천두로 늘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정부와 전라북도, 익산시는 수년 전부터 폐업 및 현업축사 매입, 양로시설 개보수, 바이오순환림 조성, 농촌마을개발사업, 인근 저수지 생태하천 복원 , 공공처리시설 보강 등을 추진해오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으며, 이미 1천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다.

궁극적으로 행정기관이 예산을 투입하는 목적은 왕궁 특수지역을 완전히 철폐해 새만금 수질 오염원을 없애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돼지 사육량이 늘어나는 것은 정부의 정책과 반대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왕궁특수지역이 영구화될 수 있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이와 함께 가축분료처리시설 완공과 농가 저류조 사업이 끝났는데도 분뇨가 무단 방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임병술 의원은 “불법행위를 하는 농가가 있고, 일부에서 분뇨가 새고 있다”며 “처리시설을 준공해놓고 무단 방류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조규대 의원은 105억원을 들여 경로당 43개를 신축하고 13개 경로당을 보수하는 것에 대해 “수요가 충분한지 따져봐야 한다”며 “나중에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익산시는 가축분뇨처리시설을 늦게 준공한 데 대해 지난 5월 뉴워터주식회사에 11억2천여만원의 지체상금을 부과했다.                    

김경선 기자 

실패한 시설

 기존 분뇨 탁도 7만ppm인데

3만ppm 처리기준 설계·준공

시설 투입 전 물 희석 불가피

처리량 두 배로 늘어

운반·처리업체에 이익 곱절 공여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배임 논란

지난 3월 12일 왕궁축산단지에서 나오는 분뇨를 수거한 차가 가축분뇨처리장 투입 수질을 맞추기 위해 인근 저수지의 물을 펌핑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방류수 수질기준을 맞추지 못한 분뇨를 방류하고 있는 왕궁축산분뇨처리장의 최종 방류구 모습.

새만금 수질개선을 위해 설치한 왕궁축산 가축분뇨처리장이 당초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시설인데도 익산시가 승인해 줘 예산이 크게 낭비되고 있다.

2003년 1월 '왕궁축산폐수 연계처리 시설공사 타당성 조사 및 기본설계보고서'에 따르면 왕궁축산단지에서 발생하는 돈분의 성분 SS(부유물질)는 7만ppm/L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익산시는 이 시설의 SS 처리기준을 3만ppm/L으로 낮춰 설계해 처음부터 왕궁축산단지의 기존 가축분뇨처리가 불가능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분뇨처리장 운영을 맡고 있는 뉴워터주식회사는 유입수질 3만ppm/L 기준을 초과하면 돌려보내고, 수집·운반업체가 돈분에 물을 타서 유입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지난 1월 1일부터 3월 11일까지 분뇨 투입량과 최종처리 된 방류량을 비교한 결과, 투입량 보다 방류량이 과도하게 많아 처리 과정에서 수질을 맞추기 위해 물을 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실제로 뉴워터 주식회사의 업무일지에 따르면, 같은 기간 총 투입량은 6천637톤이었는데 방류량은 1만764톤으로 나타났다. 투입된 분뇨 중 찌꺼기의 비율은 보통 1/10로 계산한다. 처리장에서 사용되는 약품과 처리를 위한 물이 소요된다고는 하지만 배출되는 양이 투입량의 두 배에 가까운 것은 너무나 큰 수치다.

특히, 투입분뇨 수질을 맞추기 위해서는 왕궁축산단지의 기존 분뇨를 수거·운반하는 과정에서 물을 분뇨량 만큼 희석해야 하기 때문에, 이 처리장을 풀가동해 하루 처리 용량인 700톤을 처리할 경우 실제 처리되는 분뇨의 양은 300여톤에 불과하다. 이에 처리비용이 곱절로 투입되는 등 예산 낭비가 크다.

결국 수거·운반업체와 분뇨처리장 운영업체는 물을 분뇨로 둔갑시켜 곱절의 이익을 챙기고 있다. 이같은 이익을 공여하고 있는 익산시 공무원들에 대한 배임죄 논란이 일고 있다.

때문에 익산시의회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 가운데 투입부터 방류까지 감시단을 만들어 전면 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게다가 중간에 물을 타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만큼 축산분뇨 유입부터 시설 전체 배수관을 전면 재검사 해야 한다는 여론도 함께 일고 있다.

익산시가축분뇨처리장은 BTO 민간투자사업으로 지난 2월 16일 준공검사를 완료하고 현재 익산시와 협약을 맺은 뉴워터주식회사가 운영하고 있다. 익산시는 15년 동안 이 운영자에게 1,321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한편,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공공처리시설의 관리를 대행하는 시설관리업자가 가축분뇨에 물을 섞어 처리하거나 물을 섞어 배출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