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계·조배숙계·안심포럼계’ 세 계파의 지분싸움 공천으로 전락
공천개혁이 아니라 후퇴한 성적표.. 지방선거의 후유증 심각할 듯

6·4전국동시지방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벌어진 새정치민주연합 전북도당의 공천파행이 사실상 익산을 중심으로 한 여러 정치세력의 지분다툼으로 빚어졌다는 정치권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춘석·전정희 의원으로 대표되는 민주계와 새정치계의 조배숙 공동 도당위원장, 그리고 ‘좋은정치시민넷’의 이영훈 대표를 주축으로 한 안심포럼계를 포함한 세 정치세력이 서로 공천장을 차지하기 위해 부딪친 결과라는 얘기다.

이에 익산시를 기반으로 한 정치세력들이 사실상 공천개혁이라는 약속을 저버린 책임을 짊어지게 됐으며, 이는 지방선거 이후에도 후유증을 남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한 새정연의 공천파행은 새정치를 열망했던 시민들의 실망과 함께 정치에 대한 불신을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각성과 함께 일대 쇄신의 노력이 촉구되고 있다.
지난 3월 안철수 의원의 신당인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이 통합된 후 한 배를 타게 된 두 세력은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 철회라는 또 한 번의 내부 변혁을 겪으며 부랴부랴 지방선거 공천 작업에 들어가게 됐다.

이 과정에서 안철수계와 민주당계의 5:5 지분 원칙에 따라 전북도당은 이춘석 의원(익산 갑)과 조배숙 전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도당위원장을 맡게 됐고 공관위 구성도 같은 원칙에 따라 5:5로 구성됐다.

이에 공관위는 이춘석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새정치계 8명, 민주당계 7명으로 구성됐지만 정치적 색채를 달리하던 두 세력이 결국 불협화음을 빚으며 결국 공천파행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더구나 익산시의 경우 공관위원이 두 세력이 아니라 세 세력으로 나뉘었기 때문에 더욱 서로 제 식구 지키기에 급급할 수밖에 없었다는 전언이 흘러나와 공천파행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한 공관위원에 따르면 공관위가 이춘석 위원장의 민주계와 조배숙 의원측 세력, 안심포럼계로 나뉘게 됐으며, 각 세력들은 서로 제 식구에게 유리한 경선룰을 주장하고 제사람 심기에 몰두했다는 것이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공관위의 공천작업 중 유독 익산시에서의 경선이 탈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익산시장 경선룰은 중앙당의 부결에 부딪혀 표류하다 결국 기일에 쫓겨 여론조사 100%로 치러졌으며 그 과정에서 조배숙계 공관위원들이 회의에 불참하는 사태까지 빚었다.

이후 이어진 경선과정에서도 잡음이 이어졌다. 1차 컷오프된 후보자들이 공관위의 무원칙과 탈락이유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으며, 한 선거구에서는 경선도중 느닷없이 전략공천자를 결정해 스스로 경선 원칙을 저버리는 결과를 빚었다.

이런 공천파행에 반발해 도의원 1선거구에서는 이창필 후보와 김영희 후보가 새정연을 탈당하고 무소속 후보로 등록했으며, 바선거구에서도 성신용 후보와 백경민 후보가 청년전략공천이 부당하다며 경선을 포기하고 무소속 출마를 감행한 상황이다.

이런 파열음에 새정연의 기초선거 공천에 대해 개혁이 아닌 적나라한 구태정치로 후퇴했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통합 이전의 구 민주당계가 내놓은 개혁공천 방안에도 훨씬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이에 대해 한 공관위원은 “통합 이전에 기득권을 내려놓는 개혁공천방안으로 현직 국회의원을 배제하고 외부인사로 공관위를 꾸리기로 합의했었는데 새정치계와의 통합 이후에는 사실상 그만도 못한 결과를 내게 된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익산시는 세 계파로 나뉘어 공천파행의 중심이 된 것은 사실이며 결과적으로 새정치의 몰락을 주도했다”고 꼬집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