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건축사, “박 시장 최측근 이권개입”
A계약직원, “고위 공무원 비리 의혹”
B국장, “A가 악의적 소문으로 물타기”

박경철 시장의 최측근 계약직 공무원 A씨가 익산시에서 발주하는 100억원대 공사 기본설계과정에서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씨는 문제가 불거지자 B국장의 비위 의혹을 확인했을 뿐인데 역공을 당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공무원 A씨는 지난 6.4지방선거에서 박경철 익산시장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던 인물이며, 박 시장이 당선 직후 채용한 익산시 핵심부서의 요직 계장으로 박 시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B국장은 익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주얼리집적화센터 사업을 관장하고 있다.

익산시 감사실은 A씨가 주얼리집적화센터 기본설계를 맡고 있는 C건축사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특정 업체 관계자를 보낼테니 자재 및 비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해줘라. 해당 국장과 과장까지 얘기가 된 상태다”라고 압력을 가했다는 내부자의 고발에 따라 감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감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A씨는 “B국장이 건축사 대표와 결탁해 특정업체의 자재 및 비품이 납품되도록 설계에 반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에 대한 확인 작업을 하던 중 일어난 일”이라며 “전화를 해 특정업체를 소개하려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그는 또, “선거캠프와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줄곧 박 시장이 강조해 온 부패척결이 선행돼야 익산시의 정책개발이 제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확인과정에 나선 것”이라며 “감사나 경찰의 수사를 통해 명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설계를 맡은 C건축사사무소 대표는 감사담당관실에서 확인서를 작성했다면서 “먼저 A계장으로부터 특정업체를 소개하겠다는 전화를 받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B국장에게 전화를 했는데, B국장이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원칙대로 진행하라고 말했다”면서 “B국장과 통화한 직후 A씨에게 전화걸어, B국장이 그런 일이 없다고 한다. 그 업체 관계자를 보내지 말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B국장은 이에 대해 “건축사사무소 대표로부터 전화가 와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원칙대로 진행하라고 말했고, 이외 다른 일에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하면서 “오히려 A계장이 이권에 개입하려다 문제가 불거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A계장이 박경철 시장 선거캠프와 인수위원회 시절 행정총괄위원회 실무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박 시장의 최측근이기 때문에 박 시장의 지시로 이권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B계장은 지난 10월 1일 전문계약직으로 임용되면서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지적과 의혹 제기에 대해 기자는 지난달 30일 서면 질의를 통해 박 시장의 입장 표명을 요청했지만, 박 시장은 회신을 하지 않았다.

사안을 조사하고 있는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아직 조사 과정이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서로의 주장이 상충되고 있기 때문에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실여부를 명백히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