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주기 예산 늘리고 숨기고 ‘수작 백태’
의회 안팎 “소모성예산 전면 삭감하라” 주민숙원사업은 포기하면서 내년 지출예산 283억 증액
홍보성·소모성예산 18억7000여만원, 재정비상 말로만
부서별 숨기기 예산 파악된 것만 37건, 그중 신규 17건
시청 일부 함열 이전 관련 예산, 교묘하게 10억원 편성 재정비상체제를 부르짖으며 각종 주요 현안사업 및 주민숙원사업 예산을 삭감하거나 사업추진을 포기했던 익산시가, 정작 절감의 대상이 돼야 할 소모성 예산을 오히려 늘리며 지출예산을 283억원 가량 더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른바 언론관리비인 홍보비를 홍보담당관실 외 각 부서에 ‘숨기기’로 신규 편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불요불급한 예산을 전면 삭감해 빚을 갚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여론이 의회 안팎에서 비등하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제182회 익산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 앞서 면밀하게 내년도 예산안 검토 작업을 벌인 기획행정위에 따르면, 익산시가 심의를 위해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지난해보다 283억원 더 지출하는 것으로 편성됐다. 이 가운데 일반회계가 247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어났고 공기업특별회계는 78억원이 늘어났으며, 기타 특별회계는 오히려 42억원이 줄었다.
일반회계에서는 특히, 홍보담당관실을 비롯해 각 부서에 홍보성·소모성 예산이 18억7,000여만원이나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홍보담당관실 예산은 신문구독료가 지난해 8,702만원에서 1억1,400만원으로 늘어났으며, 신문공고료는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었다. 또 홍보매체를 통한 광고료는 지난해 5억7,000만원에서 6억원으로 증가했고, 홍보관 운영비는 지난해 200만원에서 1억7,200만원으로 증가했으며, 다중이용시설 홍보물 설치에 2,000만원이 편성되는 등 약 9억3,000여만원의 홍보 관련 예산이 편성됐다. 이외에 각 부서에 이른바 ‘숨기기 예산’으로 편성된 예산은, 파악된 것만 37건에 이르며 이 중 신규로 편성된 것만 17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안전도시 만들기 홍보 3,000만원, 이천년 역사고도 익산 홍보 3,000만원, 노인건강증진 한마음대회 지원 3,000만원, 생활체육 활성화 캠페인 5,500만원, 녹색클린도시 조성 홍보 2,000만원, 재활용품 분리배출 현수막 및 홍보 2,400만원, 국가식품클러스터 지역신문 홍보 3,600만원·인터넷 홍보 1,000만원·기업유치 홍보 2,000만원 등으로, 총액은 9억4,000여만원에 달해 홍보를 전담하고 있는 홍보담당관실의 홍보 관련 예산보다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지난 추경예산 심의 과정에서 시민공감대 형성이나 의회와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됐으며 북부권 활성화라는 실효성을 검증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기명 투표 끝에 전액 삭감된 시청 일부 함열 이전 관련 예산 6억8,000만원이, 그간 사업을 주관한 회계과가 아닌 함열출장소와 차량등록사업소 예산으로 교묘히 바꿔 편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함열출장소의 경우 지난해 1,000만원에 불과했던 노후청사 보수공사 예산이 3억4,000만원이나 편성됐다. 또 차량등록사업소의 경우 보수·리모델링 공사 명목으로 6억6,000만원이 신규로 편성됐다. 이에 기획행정위원회에서 전액 삭감된 예산을 보건복지위원회나 산업건설위원회 소관 부서로 편성해 통과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송호진 기획행정위원장은 “함열출장소나 차량등록사업소가 자체적으로 예산을 세워 보수나 리모델링을 할 수는 있지만, 그간 청사관리는 회계과가 주관해 왔다”면서 “업무의 특성이나 예산의 규모로 봤을 때 함열 이전 관련 삭감됐던 예산을 교묘한 방법을 이용해 편성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긴축재정을 펼쳐 빚을 갚겠다던 익산시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살펴보니, 말로만 떠들 뿐 빚을 갚으려는 노력이나 흔적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홍보성·소모성 예산만 몽땅 늘어났다”면서 “홍보담당관실 외 각 부서에 숨겨진 예산이 그간 파악된 것만 37건이고 이 중 신규로 편성된 것도 17건에 달해, 홍보담당관실 홍보 예산보다 각 부서에 숨어있는 홍보성 예산이 더 많다”고 꼬집었다. 송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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