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없는 예산편성 수술 필요하다

익산시가 올해 지게 된 부채는 1,400억원에 육박한다. 이는 대부분 민선4기 들어 발생한 것이다.

자체재원의 과반을 넘어선 부채는 정상적인 재정운용을 크게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재정규모를 고려치 않고 과도하게 일을 벌이고, 자금회수가 불투명한 사업들을 벌인 탓이어서 파산 우려까지 겹친 국면이다.

여기에다 익산시의 세입도 지난해에 비해 316억원이 감소했다. 살아남기 위한 긴축재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익산시는 선심성 전시성 예산을 30억원 가까이 편성했다. 반면, 취약계층 생계지원 관련 예산은 90억원 가까이 삭감됐다. 예산수립 기본도 없는 예산편성 실태다.

내년 지방선거에 혈안이 되어 돈의 주인이 누구인지도 망각한 자치단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부채의 절반이 비생산적인 곳에 사용됐고, 절반 가량은 산업단지조성과 같이 당장 업자의 배를 불리지만 사업이 마무리 된 이후에 기업들을 유치하지 못할 경우, 부채만 안게 되는 부담이 큰 곳에 쓰여졌다.

중소기업 지원은 거의 없다시피 한다. 새로운 기업을 유치하는 것 보다 기존 중소기업들의 도산과 이전을 막는 것이 훨씬 현실적인 일이고, 그렇게 내실을 기해야 자치단체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익산시는 향토산업인 보석산업을 육성하면서도 기존 판매.가공업체들을 도외시하고 자꾸만 새로운 일을 벌이면서, 기존산업의 힘을 빼고 경쟁력을 분산시키고 있다. 중국에 나간 업체들이나 타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업체들을 유치하겠다며, 비현실적인 이유를 내세워 그런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보석산업 육성사업비는 전폭적으로 소요됐고, 관내 석재산업이나 섬유산업은 고사직전에 놓이게 됐다. 석재와 섬유산업은 극미한 지원을 받거나 아예 외면 받는 등 불균형한 정책에 희생된 것이다.

내년 예산을 심의하는 의회는 총액예산의 잣대를 가지고 불요불급한 예산을 삭감하여, 실질적이고 내실 있는 곳에 재편성하는 수술을 집도해 건전재정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익산선거관리위원회는 각성하라

지난 한 주일 동안 익산선관위에는 이한수 시장 또는 익산시의 선거법 위반과 관련한 문의와 구두 진정이 잇따랐다. 그러나 익산선관위 관계자는 익산시의 대변자 같았다.

뚜렷하게 제호가 다른 홍보물을 어떤 때는 같은 유인물이라고 강변하면서, 분기 1회 허용된 홍보물이기 때문에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에 앞서 하나는 반상회지(내고장 소식지)이고 하나는 시정결산기획특집 홍보물로 후자가 분기 1회 홍보물이기 때문에 공직선거법에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피력했다.

자치단체의 실적이 담긴 홍보물은 분기 1회 1종에 한한다는 공직선거법의 관련조항을 잣대로 삼았을 때, '내고장 소식지'와 '시정결산기획특집'은 모두 자치단체의 실적이 담기 홍보물이다.

또, 익산선관위 관계자는 '시민이 웃어야 익산시가 행복합니다'라는 홍보 책자와 관련하여 "교육용이기 때문에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지 않았다, “법상 직원에 한하여 교육을 시킬 수 있고, 통.리.반장에게 교육시켰으며, 그들이 직원이므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그러나 다음 날 "통.리.반장은 직원이 아니고,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다"고 유권해석을 번복했다. 그는 또 "철저히 조사하여 강력히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익산시의 수차례에 걸친 공직선거법 위반이 솜방망이 처벌로 종결 된 배경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이번 선관위가 밝힌 의지대로 철저히 조사하여 위법사실이 적발되면 반드시 당사자인 이한수 시장을 검찰에 고발할 것을 촉구한다.

나아가 그동안 익산시의 선거법 위반에 따른 처분결과를 고발장에 붙여 가중처벌 받도록 함으로써 공명정대한 선관위의 기상을 바로세우기를 바란다.

이번이 선관위가 불명예를 씻을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