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공무원·시의원 등 단체 해외여행 및 국외출장, 여행사 선정하고도 “계약 안했다”
“부서와 업자간 부정행위를 부추기고 여행서비스의 품질 저하를 초래, 반드시 개선돼야”

익산시 공무원노조 소속 공무원들과 익산시의회의 두 개 상임위 의원들이 지난주부터 해외여행과 국외출장길에 오른 가운데, 이들 기관이 계약행위 없이 여행사를 선정해 회계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익산시에 따르면 지난 3일 익산시 공무원 51명이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로 떠났고, 4월 10일 49명이 떠나는 등 총 1백명의 공무원들이 3박 5일 일정으로 휴양을 즐기고 올 예정인데, 익산시는 1인당 150만원씩 총 1억5천만원을 지원했다. 이에 앞서 공무직 공무원 30명도 1인당 125만원씩 총 3,750만원을 지원 받아 휴양을 다녀왔다.

익산시의회에 따르면 기획행정위원회 의원 7명 및 의회 직원 3명은 오는 27일부터 5월 5일까지 9일 동안 영국 런던 등지에서 스마트시티 정책 연구를 수행 한다. 또 보건복지위원회 의원 7명 및 의회 직원 3명은 오늘부터 17일까지 8일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지에서 친환경정책 우수사례를 벤치마킹 한다.

그런데 익산시와 익산시의회는 회계법상 여비는 계약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특정 여행사를 선정해 항공예약과 숙소, 음식점, 여행일정, 가이드 등 여행 전반을 일임하면서도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익산시는 공무원들의 해외여행을 위한 여행사를 공무원노조 집행부와 협의해 선정했다. 노사간 상생을 위해서다. 익산시는 담당부서에서 대상자들의 여권 등을 취합해 선정된 여행사로 보냈다. 익산시의회의 경우 위원회 별로 선정한 여행사에 관련 서류를 보내 의원들의 해외여행을 추진했다.

한 공공회계 전문가는 이와 관련해 “회계법상 여비가 계약사항이 아닌 이유는 여비를 개별적으로 지급해 각자가 취향에 따라 여행사를 선택하도록 보장하기 위한 것인데, 담당부서가 여행사 한 곳을 선정해 단체여행을 일임하는 것은 구두의 수의계약 행태로, 회계질서 문란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렇게 계약서류를 남기지 않으면서 실제로는 업체를 선정하는 편법은 업무담당부서와 업자간 부정행위를 부추기고 그에 따라 여행서비스의 품질 저하를 초래하는 만큼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익산지역업체인 S여행사 대표는 로비의 달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중단되기 직전까지 익산시와 익산시의회의 해외여행을 독식하다시피 했고, 기만행위와 형편없는 서비스 품질 때문에 공무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반면, 전라북도는 이 같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관내 여행사들을 불러 제안 설명을 듣고 여행 대상자들의 투표 결과로 여행사를 결정하고 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