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는 17년간 방치하고 의회요구로 사업비 편성하고도 반년 동안 직무유기
화평마을 주민, “정헌율 시장은 민원을 제기할 때 마다 수첩에 적기만 하더라”

익산시의 먹는 물에 대량의 생활하‧폐수가 유입되고 있다. 하‧폐수를 배출하는 주민들이 마을폐수처리시설에서 처리할 수 있게 관로 매설 등을 해달라며 줄기차게 요구해 왔으나 익산시가 모르쇠로 일관해 온 탓이다. 특히, 해당 사업비를 편성하고도 반 년 동안이나 뒷짐을 지고 있는 익산시의 무책임과 불성실에 주민들의 불신과 원성이 극에 달했다.

익산시의 먹는 물이 유송되는 대간선수로 변에는 춘포면 화평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 2005년 이 마을의 생활하수를 처리하기 위해 폐수처리장을 설치했는데, 대간선수로 변 쪽에 연접한 8가구는 이 사업에서 누락됐다. 8가구의 생활하수를 마을 폐수처리장에 연계하기 위해서는 1km에 관로를 매설하고 가압 펌프장을 설치해야 한다.

익산시 관계자는 6개의 일반가옥에서 배출해 대간선수로에 유입 되는 생활하수가 1일 30톤 가량 될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이 곳에는 일반가옥 외에 20여명이 상주하는 기도원(늘 섬기는 교회)이 있고, 4명이 상주하는 한국주방물류센터가 있어 시의회에서는 8개 가구에서 실제 배출되는 생활하수가 1일 50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화평마을 일부 가옥의 주민들은 17년 동안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해 왔지만 익산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무엇보다 익산시는 2021년 11월, 2022년 본예산을 심의한 시의회에서 수정예산으로 사업비 편성을 요청해 5억원이 편성됐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설계업체 선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

특히 당시 예결위원이었던 임형택 의원은 사업비 전액(6억5천만원)을 편성하도록 요청했지만 5억원만 세워 공사에 착수하더라도 사업이 언제 마무리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한국주방물류센터 신규형 대표는 “우리도 미안하다. 솔직히 말해서 익산시민들이 먹는 물에 우리 마을에서 배출하는 똥물이 들어가는 것이 우리 눈에 보인다. 가끔 (대간선수로) 물을 (분석하기 위해) 채수하러 오는 사람들도 본다. 우리가 미안하지 않겠나”며 “나하고 정헌율 시장이 같은 성당(부송동 성당)을 다니는데, 내가 만날 때 마다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말하는데, 정헌율 시장은 그 때마다 수첩에 적기만 한다. 기도원에서도 익산시에 계속 전화 민원을 제기하는데 공무원들이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런 근무 태만이 뭔 이유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 했다.

임형택 전 의원은 “익산시에 수년 동안 화평마을 생활하수 처리 사업예산 편성을 요청했으나 익산시는 이행하지 않았다. 상수도 원수에 하‧폐수가 들어가는 것을 공무원들이 다 알고 있으면서도 그랬다. 화급을 다투는 일이었다. 내가 예결위원을 맡았던 작년 11월 2022년도 본예산 심의 과정에서 정헌율 시장에게 수정예산으로 해당 사업비를 편성하지 않으면 시정질문을 하겠다고 했다. 결국 필요예산 6억 5천만원 중에 5억을 편성했다. 그런데도 여태껏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납득 할 수 없다”며 “물론 상수도 원수를 취수하는 지점의 물은 1급수에 가깝기는 하다. 하지만 똥물이 먹는 물에 들어가는 것을 알고도 조치를 안 하는 것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