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진흥원 이사장, “김수흥 의원 막말·갑질 보도는 명백한 오해” 사과
노조, “인정과 사과 전제로 중재를 약속해 놓고 상처와 모멸감 안겨줘”
익산상의 이윤근 국장 “김 의원 발언 문맥 앞뒤 잘라낸 의도된 왜곡”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이하 식품진흥원) 김영재 이사장이 김수흥 의원을 향한 식품진흥원 노조의 거듭된 비난 성명에 대해 사과하고 나섰다. 그러나 김 이사장의 사과는 구체성이 없어 또 다른 오해와 반발을 낳았다. 김 이사장은 지난 6일 입장문에서 “최근 식품진흥원 및 입주기업 방문과 관련하여 김수흥 의원이 마치 갑질과 막말을 한 것처럼 보도되었으나 이는 명백한 오해였음을 밝힌다”면서도, 김수흥 의원이 갑질과 막말을 했다는 식품진흥원 노조의 주장 중 어떤 대목이 허위인지를 적시하지 않았다. 이는 ‘김 이사장이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형식적인 사과 카드를 내민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불렀다. 또김 이사장의 사과 직후 식품진흥원 노조는 “김 이사장은 지난 3일 노조와의 간담회에서, 김수흥 의원이 행한 모든 사실에 대한 인정과 사과를 전제로 사태수습을 위한 중재를 약속해 놓고 진흥원 구성원에게 상처와 모멸감을 안겼다”며, “이사장의 입장문은 김 의원의 명예를 걱정하는 내용들로만 채워졌는데, 어떠한 외압이 있었기에 신의를 저버렸는지 반드시 밝혀달라”고 반발했다. 이 노조는 특히 “앞으로 경영진과 외압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김수흥 의원의 사죄를 받아내기 위해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표명해, 이 노조가 주장하는 김수흥 의원의 막말과 갑질에 대한 진상규명이 전제되지 않고는 이번 사태의 봉합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편집자 주>

제 3자가 밝히는 개황

“문맥의 앞뒤를 자르면 단어의 뜻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문맥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어떤 의도가 있는 쪽이 앞뒤를 자릅니다. 진실을 가리고 사실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이번 식품진흥원 노조의 성명이 꼭 그렇습니다”

문제의 그 날, 김수흥 의원과 동행했던 익산상공회의소 이윤근 사무국장의 말이다. 지난 7일 그는 식품진흥원 노조가 발표한 성명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 내용이 터무니없다는 점에 어처구니없어했다.

식품진흥원 노조의 주장을 정리하면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되는 데, 그 하나는 김수흥 의원이 ‘내가 왔는데 이사장이 없어? 가만 안 두겠다’고 말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너 낙하산이지?’라고 했다는 것이며, 또 하나는 ‘진흥원이 열심히 했고 평가도 좋은데 왜 못했다고 하는가’이다. 그러나 이 국장에 따르면 이는 노조가 말하는 막말이거나 갑질이 전혀 아니다.

이 국장은 “이날 김수흥 의원이 분부장에게 ‘이사장은 어디 갔느냐’고 물었고, 본부장이 ‘이사장께서 의원님에게 전화한다고 했는데 전화 안 했냐’고 하자 김 의원이 ‘전화 안 왔다’고 했고, 본부장이 ‘전화 하실겁니다’하자 김 의원이 ‘전화 오는지 두고봅시다’고 한 것이 진실이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또 “김수흥 의원이 낙하산 얘기를 한 것은 김수흥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지 못하는 직원의 전문성 부족을 비유하는 것이었고, ‘식품진흥원에 처음 오신 분들이 낙하산으로 온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그 말은 사실 아닌가? 그래도 애정을 가져달라는 취지였다. 나쁜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날 참석자들은 김 의원의 뜻에 충분히 공감한 것으로 느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김수흥 의원이 식품클러스터에 입주한 기업 대표들에게 애로사항을 물어보는 자리였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입장에서는 기업들이 중소기업 수준이고 투자 규모가 소액이다 보니 파급효과가 미미하고 발전성이 떨어진다는 뜻에서 한 말이다”며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고 국가식품클러스터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대기업들이 들어와야 한다는 취지로 한 말이다”고 강조했다.

분쟁과 봉합 그리고 ‘동상이몽’

식품진흥원 28일과 이후 연거푸 발표한 식품진흥원 성명서에 따르면, 김수흥 의원은 입주기업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국가식품클러스터를 방문한 뒤 이사장이 부재중이자 국회의원이 왔는데 부재중이냐며 두고 보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또 특정직원 개인 이력을 확인 후 ‘당신 낙하산이다’는 식으로 근거 없는 사실로 직원을 매도해 공개적으로 인격적인 모독을 주었다.

이 노조는 또 “무엇보다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입주기업을 방문했을 때 김수흥 의원은 입주기업이 작은 기업이라고 무시하는 식으로 대했다. 한 떡가공업체 대표 앞에서 기업의 제품이 수준 떨어지는 제품이라는 식의 발언 등을 수차례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수흥 의원 쪽은 “문제가 된 간담회의 토론을 녹음한 내용 전문을 진흥원 측에서 언론과 시민들에게 공개하면, 식품진흥원 노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중히 사과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식품진흥원 이사장은 ‘노조가 김수흥 의원이 갑질과 막말을 한 것처럼 성명을 발표했다’는 취지로 정리한 뒤 “이는 명백한 오해였음을 밝힌다. 이번 사태로 인하여 김수흥 의원의 명예 및 이미지 실추, 상처를 안겨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 김수흥 의원을 사랑하는 익산시민 여러분에게도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입장문을 냈다.

그러자 노조는 “김 이사장이 약속과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 이사장의 입장문은 김 의원의 명예를 걱정하는 내용들로만 채워졌다”며 ‘끝까지 투쟁’을 천명하고 나섰다.

해법

문제를 수습하는 해법은 의외로 단순해 보인다. 식품진흥원 쪽에서 당시 간담회 상황이 담긴 녹취록 전문을 공개하는 것이다. 김수흥 의원 쪽에서도 사태 초입부터 현재까지 줄기차게 그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식품진흥원은 녹취록을 공개하는 대신 이사장이 공개 사과를 했다. 김수흥 의원이 막말하고 갑질했다는 노조의 성명은 ‘명백한 오해’라는 시인이 담겼다.

그러나 어떤 부분이 명백한 오해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석명은 빠졌다. 그러자 식품진흥원 노조가 나서서 이사장의 대표성을 훼손했다. 정해진 일이었다. 이사장이 사과문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오해인지를 밝혔다면 없었을 일이다.

녹취록 전문을 밝혀 허물이 있는 쪽에서 사과하거나, 식품진흥원 노조 쪽에 허물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구체적으로 그 허물을 밝혀야만 이 문제는 해결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