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한 해 동안만 차명계좌로 6억 원 가까이 빼돌려 사용 흔적 남기지 않아

‘과다금액 분산처리’로 잔액 ‘제로’ 처리 허위자료 제출, 국가보조금 횡령 의혹

실로암병원(백세의료재단)의 운영진들은 형사재판에 의해 확정판결을 받았거나, 형사재판이 계류 중인데,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이 병원은 특히 허위 자료를 제출해 국가보조금을 과다지급 받았다는 의혹이다.

본지가 입수한 실로암병원 총무부서의 문건에 따르면 실로암병원은 28개가량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백세의료재단의 공금을 빼돌렸다. 2011년의 경우 6억 원에 가깝게 집금된 이 돈은 이사장 A씨가 임의로 사용했으나 용처는 일체 남기지 않았다.

본지는 또 실로암병원 외래병동의 원시 장부를 입수했다. 2011년도 한 해의 경우, 실로암병원이 급여를 지급하는 8명의 계좌가 이 병원에서 관리하는 차명계좌 문건의 명단과 일치한다.

A씨의 부인 B씨를 비롯한 7명이 매월 급여를 받았다. 그러나 B씨는 이 병원에서 근무한 적이 없다. 또한 급여를 지급받는 C씨의 경우는 이 병원에 있는 매점의 점주다. D씨나 E씨는 백세의료재단의 장례식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다.

B씨에게는 월 250만 원의 급여가 지급되었고, C씨·D씨·E씨 등에게는 각각 150만 원씩이, F씨에게는 280만 원이, G씨에게는 140만 원이 지급됐다.

F씨의 계좌에는 2011년 11월 25일 아무런 명목도 없이 3천만 원이 입금됐다.

B씨의 계좌에는 ‘과다금액 분산처리’라는 명목으로 큰 덩치의 금액이 수시로 입금되었는데, 이 병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의료재단은 비영리법인이어서 수익이 남으면 매년 고정적으로 지급받는 국가보조금이 축소되기 때문에 모두 사용한 것처럼 속이는 방편으로 ‘과다금액 분산처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다금액 분산처리’에 따라 B씨에게는 2011년 5월 19일 1억 원이 입금된 것을 비롯해 6월 10일에 2천만 원, 15일에 3천만 원, 24일에 3천만 원, 27일에 2천만 원 등 한 해 동안 2억 원이 입금 됐다.

A씨에게는 2011년 9월 30일 개인 채무 변제 명목으로 3천만 원이 입금 됐고, 10월 10일에는 같은 명목으로 1천만 원이 입금됐다.

이 같은 재단 돈 횡령 수법은 당장 형사처벌 대상이기도 하지만, ‘과다금액 분산처리’행위는 허위 자료로 보조금을 신청해 보조금을 과다 지급받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