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요양병원(백세의료재단)은 경영진들에게 범죄의 온상이었다. 동업자 간의 수익 분배를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았고, 재단은 편취와 횡령의 대상이었다.

잿밥에 눈이 먼 그들에게 의료재단이 추구해야 할 ‘공익’은 사적인 탐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다.

이 의료재단 설립에 공동투자했던 A씨는 병원 및 장례식장 운영 문제로 경영자인 B씨(이사장)와의 관계가 악화되자 의료재단을 상대로 6억4천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지난해 11월 3년(집행유예 4년)의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그는 이 재단을 상대로 상가 임대차계약서를 위조하고, 이 계약서에 따른 허위 영수증을 위조해 법원에 해당 금 원 지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법원이 이 같은 청구 내용을 근거로 재단 쪽에 해당 금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리자, A씨는 본인에게 이 재단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이 없음을 잘 알면서도, 이 재단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요양급여비 등 채권에 강제집행하는 방식으로 해당 금 원을 편취 한 것이다.

A씨에게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사기미수,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의 죄명이 적용되었다.

그런데 A씨는 현 이사장을 비롯한 상임이사, 회계담당 직원 등이 재단의 돈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와중에 이 재단의 사업자등록증의 대표자를 자신의 부인으로 변경했다.

그의 부인이 대표자가 되기 위해서는 재단의 등기가 변경되어야 한다. 그러나 법인 변경승인관청인 전라북도청은 당분간 이 의료재단의 법인 변경 승인은 안 된다(6월 5월 현재까지)는 입장이고, A씨 부인이 제출한 법인 변경신청서는 현재 반려 된 상태다.

하지만 A씨 부인 B씨는 자격을 취득한 양 수개월째 실로암요양병원에 상주하면서 어떤 제약도 받지 않은 채 이사장 행세를 하고 있다.

B씨는 법적 근거가 없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장례식장 직원인 C씨에게 비대위 위원장직을 맡긴다. C씨는 지난 4월 28일 이 같은 임의 단체가 신임이사장이 배석한 자리에서 결성되었다며 실로암 요양병원 ‘밴드’(직원들 소통공간)에 게시했다.

특히, 자인 C씨가 이같이 신임이사장 행사를 하는 데에는 A씨의 사기극이 한몫했다. A씨는 지난 4월 24일 “기나긴 송사 끝에 어제(4월 23일) 등기가 완료 되었다”는 허위 내용의 글을 같은 게시판에 올렸다.

C는 이 의료재단 직원들이 공유하는 밴드에 지난 4월 24일 법인 이사장직이 변경되었다고 허위의 사실을 공표했다. 법인 등기가 변경된 사실이 없는데도 현 이사장의 위임장은 무효화 되었고 노조위원장이 수행하던 행정위원장직도 효력이 상실되었다고 적었다.

C씨는 또 비대위나 비대위를 결성 토록한 B씨가 어떠한 권한도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관리부장을 인사 발령한 사실을 같은 날 ‘밴드’로 알리고, 이시간 이후로 총무과와 법인자금에 관한 모든 부문에 대한 입,출금에 대한 결재는 신임이사장(B씨)에게 반드시 보고 후 시행하라고 지시한다.

C씨는 또 지난 5월 7일, 밴드를 통해 부서 위치 이동과 징계, 인사위원회 회의 개최, 새 경영진의 변화시도 등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거나 개의치 말라는 글도 게시했다.

C씨 등은 위와 같이 직원들을 기망한 뒤 존재하지 않는 권한을 행사했다. 신임이사장을 포함한 5명의 징계위원들과 함께 징계위원회를 열어 특정인을 해고하고, 자신들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에 대한 징계를 행사했다.

이 법인의 이사장 B씨는 또 지난 5월 14일자로 의료법인 백세의료재단 이사장의 직인을 도용하여 자신의 남편 A씨를 백세의료재단 및 실로암요양병원의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