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하게 요구하다 규약까지 위반.. 선거개입 의혹 자초

“지역사회 분란 가중되고 있어서 사심 없이 한 것” 해명

총선 정국에서 일부 언론이 특정후보에 대한 검증을 이유로 익산시청 출입기자단 명의를 도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언론보도와 SNS를 통해 특정사안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끝에 기자단 명의를 도용했다는 점에서 선거개입 의도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산시청 출입기자단 간사는 지난 6일 기자단 직인이 찍힌 서면을 통해 익산갑 A예비후보에게 각종 의혹 관련 기자회견 또는 인터뷰를 통한 해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서면은 사전에 기자단 내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가 전혀 없었다.

기자단 규약 제17조(서면 결의)는 ‘임원은 총회 의결 사항 중 회원 상벌, 임원 선임 및 해임을 제외하고 경미한 사항 또는 긴급을 요하는 사항에 관하여는 이를 서면(작성한 서면을 이메일이나 문자로 공지하고 회신을 받는 경우를 포함)으로 의결할 수 있다. 이 경우에 임원은 그 결과를 72시간 내에 회원들에게 알려야 하며 차기 총회에서 보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규약에 따라 사전 의논 및 결정이 이뤄져야 함에도 간사가 임의적으로 판단, 기자단 전체의 뜻인 것처럼 명의를 도용하고 직인을 찍었다. 해당 사안 및 취재 방법에 대해 각 언론사의 판단이 다를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독단적으로 밀어붙였다. 하루 뒤인 7일 사후 문자를 통해 이를 알린 것이 전부다.

간사 본인이 속해 있는 언론사의 정식 공문을 통하거나 기자단 내부 공론화를 통해 결정하면 될 일을 두고, 절차를 위반하면서까지 기자단 명의를 사용하면서 선거개입 의혹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기자단 간사는 “간사 취임 당시 영향력이 큰 소위 메이저 언론사 외에 취재에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언론사를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규약상 기준이 모호한 부분이 있어 (기자단 명의의 해명 요구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일부 오해가 있을 수 있고 절차상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은 수긍하지만, 사심이나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지금도 (취임 당시) 소신은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중대한 사안임에도 해당 후보가 취재요청을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안이 공론화 대상이 아니고 취재 기밀 유지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사전 문자 공지를 하지 않았다”면서 양해를 구하고 “후보의 해명이 늦어질수록 지역사회 분란과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됐고 후보 입장에서도 빠른 해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인데, 이를 선거개입 프레임으로 몰고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피력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