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민관공동위원회 회의에서 정헌율 시장이 환경부 김효정 자원재활용과장을 상대로 환경부장관에게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헌율 시장과 낭산면 주민들이 한목소리로 낭산 폐석산 지정폐기물 불법매립 사태 관련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환경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지난 13일 익산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낭산 폐석산 복구지 정상화를 위한 제4차 민관공동위원회 회의에서는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할 뿐 사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환경부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올해 환경부는 폐기물 이적처리 대집행 예산 68억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배출·매립업체 관할 지자체 18곳이 확보해야 할 68억원 중 현재까지 확보된 것은 익산 3억900만원과 전주 1억1,200만원 등 4억2,100만원뿐이다.
당초부터 낭산 주민대책위원회는 익산시가 나머지 17개 지자체를 컨트롤 할 수 없기에 환경부가 주관해 예산 확보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환경부는 익산시를 포함한 18개 지자체가 확보한 예산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면서 환경부는 정부안이 확정되기 전에 각 지자체 예산이 먼저 확정되기 때문에 본예산이 아닌 추가경정예산에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각 지자체가 익산에 매립돼 있는 폐기물을 퍼내기 위한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투명하기 때문에 환경부의 의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했다.
열흘 전 실무협의회에서 논의한 사항에 대해서도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검토 입장만을 반복했다. 비만 오면 범람해 주변 하천과 농지를 오염시키고 있는 침출수 처리를 위한 대집행 예산도 지난해 확보한 30억원 중 23억원 가량이 소진됐지만, 올해는 한 푼도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복구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배출업체 31곳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기존 참여 업체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원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고 강변했다.
환경부 예산이 주민들을 홀리기 위한 페이퍼 예산이고, 면피성 행정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회의에서 주민들은 “환경부가 정해진 법대로 불법을 처단하고 대집행 후 구상권을 행사하면 될 일을 가지고 3년 넘게 헤매고 있다”면서 “불법업체들에 대해 더 이상의 관용은 필요치 않다. 환경부는 또 주민들을 속이는 것이 아니라면 대집행, 구상권 청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놔야 한다”고 성토했다.
또 “매번 일말의 기대를 안고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데, 법과 규정만을 따지는 환경부 탓에 결국 오늘도 하나마나한 회의가 됐다”면서 “이러면서 장점마을 주민들이 다 죽어나갔고, 이제 낭산 주민들도 그렇게 될 것 같다”며 각성을 촉구했다.
정헌율 시장도 “주민들이 13차례나 장관 면담을 요청하고 저도 여러 차례 면담을 요청했는데 응하지 않으면서, 건설적인 대안이 있어야 간담회를 갖겠다는 장관의 말은 정말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대안을 마련해야 할 주체는 주민들이 아니라 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사태에 대해 저도 통렬하게 반성하고 있고 주민들이 화내시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이 없는 것인지 익산시민을 우습게 여기는 것인지 (환경부장관이) 사태의 당사자가 아닌 것처럼 더 이상 피하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