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경선 과정의 일부, 선거법 규율대상 아냐”
이춘석·김수흥 공히 “게임의 룰 착각은 바로 당신”

총선 익산갑 지역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과 김수흥 예비후보가 현안토론회 개최와 관련해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당내 ‘경선 후보간’ 토론회는 공직선거법과 상관없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하단링크 참조>
현행 공직선거법은 후보자 초청 토론회의 주체를 선거운동이 가능한 단체, 언론기관, 선거방소토론위원회로 명시하고 있다. 총선의 경우 단체와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토론회는 선거운동기간(선거기간 개시일부터 선거일 전일, 4월 2일부터 4월 14일)에 가능하고, 언론기관은 선거일전 60일부터 선거기간 개시일 전일(2월 15일부터 4월 1일)까지 할 수 있다.
단 이 규정은 정당간 경쟁을 펼치는 본선 후보자간 토론회에 한해 적용되며, 당내 경선 후보자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익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경선 후보자간 토론회는 해당 정당 경선과정의 일부로 보며, 전적으로 해당 정당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기는 부분”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기 때문에 토론회 과정에서 개별적인 위법행위가 발생하는 않는 한 선관위에서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공직선거법은 당내 경선운동의 방법으로 합동연설회 또는 합동토론회 옥내 개최를 명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수흥 예비후보는 지난해 12월 17일과 올해 1월 2일 2차례에 걸쳐 이춘석 의원에게 현안토론회를 제안한 바 있다. 선거에 있어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와 정치신인의 참신성과 능력에 대한 평가이기에, 경선 상대 후보로서 정책 대결을 해보자는 취지다.
이에 이춘석 의원은 지난 5일 입장문을 통해 “진심어린 고민과 애정이 담긴 정책토론회라면 언제든 환영한다”면서 “선거법상 가능하다면 익산의 미래와 비전, 그리고 시민들께서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많은 지역 현안들에 대해 3일 밤낮이 걸리더라도 언제 어디서든지 토론에 응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경기에 임하는 선수로서 기본적인 룰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선거법상 가능하지 않은 제안을 무턱대고 해놓고 상대방이 이에 응하지 않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거나 진실을 은폐하는 것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과연 정책토론회를 제안한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고 날을 세웠다.
또 “제가 생각하는 ‘정치’는 길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일이 아니라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야 하는 일이고, 문제가 닥치면 누구 때문인지를 밝히고 탓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고자 노력해야 하는 일”이라며 “정치에서의 선의의 경쟁은 시민 여러분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만, 불필요한 갈등과 논란만 야기하는 것은 정치에 대한 혐오만 불러일으킬 뿐”이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김수흥 예비후보는 지난 15일 입장문을 통해 “정책토론회를 제안한 진짜 의도는 시민과 시민의 알권리 및 선택권 보장”이라며 “이제라도 익산시민의 염원인 지역 현안에 대한 정책토론회 제안에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본적인 게임의 룰을 인지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토론회의 진행시기, 방법, 주제, 송출 방법 등 많은 부분에서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 개최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판단돼 선거법상 가능한 시기 전에 제안한 것”이라며 “토론은 불필요한 갈등과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 시민의 알권리 충족과 선택권 보장을 통해 ‘깜깜이’ 선거를 막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켜 선거에 있어 민주당의 흥행요소로도 작동할 것이며, 비방이나 흑색선전 없는 깨끗한 선거, 정책 선거를 이뤄내고 문재인 촛불정권을 일궈낸 촛불시민들이 준엄하게 명령한 개혁의 꿈을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완성해 나가야 하기에 제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변화는 순리이자 필수이며, 거짓된 정치로 시민들의 눈을 가리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선관위 및 전북도당에 간단한 질의만 해봐도 토론회 개최가 충분히 합법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과연 ‘게임의 룰도 모르는’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상호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선 후보간 토론회 개최가 선거법상 문제없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실제 토론회가 성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