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마을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이춘석 국회의원과 권태홍 정의당 사무총장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매 현장마다 주민들과 함께 하며 부둥켜안고 울고 웃었던 지역 출신 야당 정치인의 경우 주민들이 만날 때마다 손을 부여잡고 고마움을 표하는 반면, 문제해결을 위해 막후 지원을 한 함라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는 냉랭하다.

이 2명의 정치인들은 장점마을 사태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나름의 방법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

평화롭던 시골 작은 마을에 암으로 고통 받는 이들이 점차 늘어만 가고 공포가 마을을 뒤덮기 시작하자, 주민들은 모르쇠로 일관해 왔던 익산시와 전북도 대신 지역 출신 정치인을 찾았다.

먼저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춘석 의원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이를 통해 환경부 역학조사의 길을 찾았고, 진전이 있는 듯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먼저 찾아가 만난 이후 수많은 현장에서 이 의원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때때로 보좌관이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국회를 찾아가 잠시 시간을 내달라고 해도 정작 지역구 의원을 직접 만날 수는 없었고, 국회에서 역학조사 관련 토론회가 열렸을 때도 이 의원은 인사말에 그쳤다.

권태홍 정의당 사무총장의 경우에는 매순간 주민들과 함께 현장에 있었다. 장점마을 환경비상대책 민관협의회 위원으로 참여해 울분을 토하는 주민들을 직접 대변하며 힘을 실었고, 익산시와 전북도의 관리감독 부실행태를 조목조목 짚었다.

특히 역학조사 과정에서는 정의당 차원에서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고 한국역학회 자문의견을 환경부 조사결과에 반영시키는데 있어, 매일같이 익산과 서울을 오가며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17년 익산시가 2,000여만원을 투입해 실시한 1차 기초조사 결과 피해 및 오염상황이 확인됐지만, 정작 환경부 역학조사에서는 대상물 보존이 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매주 주민들의 의견수렴을 하고 진행상황을 공유한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고, 예산이나 주체, 적극성 측면에서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권 총장은 역학조사가 어정쩡한 상태로 끝났을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사안을 꼼꼼히 살피고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역학적 관련성을 이끌어내는데 역할을 했다.

지난 12일 장점마을을 찾은 이춘석 의원은 주민들 앞에서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책임을 통감한다. 저한테도 서운함이 많으실 것이고 정치인으로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 잘 알고 있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또 “원인에 대한 책임을 감사원 감사 등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다시는 이런 일 생기지 않을 것이며, 법적인 문제와 관련된 현실적인 보상 등 같이 힘을 합해 해결책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2017년 시작할 때부터 대놓고 같이 활동하지 못했지만 원인을 규명하는데 나름대로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함께 할 것”이라며 “직접 현장에서 같이 못한 것은 정치인으로서 큰 책임을 통감하고 죄송스럽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할 말이 없을 겁니다”, “우리 의원님 얼굴보기 힘들다. 진짜 화가 난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최재철 주민대책위원장은 “이춘석 의원의 경우 처음 한 번 만나고 이후에는 보좌관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살피며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는 줄곧 해왔다. 하지만 주민들 생각이나 체감은 다르다”면서 “함라 장점마을이 정의당 이정미 의원 지역구인지, 민주당 이춘석 의원 지역구인지 원성이 자자하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