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Ⅰ. 소통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Ⅱ. 산단 조성을 통한 생산도시화
Ⅲ. 시민 모두 참여하는 담론의 장 형성
Ⅳ. 지역 내부 정치적 의식개혁
Ⅴ. 당면과제 해결을 위한 선택과 집중

다양한 정치세력을 인정할 수 있는 시민들의 의식변화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현재의 정치구조를 보면, 대형 프랜차이즈가 소규모 지역 상권까지 잠식하고, 가맹비만 점점 올리는 등 횡포를 부리며 소비자들에게는 질 좋은 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는 꼴입니다. 이는 결국 업주와 소비자 모두에게 고스란히 그 피해를 안기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호남권, 특히 익산지역 정치권을 바라보는 한 시민의 날카로운 일성이다.

이 같은 지적은 지난해 6월 4일, 정당 통합과 무공천 철회 등 셈법에 따른 구태의 전형을 보이며 가장 실패한 새정치의 무대로 전락한 익산 지역정치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다.

정당정치 표방을 자신들의 안위로 삼고 있는 지역 텃밭 세력은 지난 선거에서 공천과정을 통해 갖가지 잡음과 파행, 각종 네거티브, 난무한 고소·고발 등의 구태를 양산하며, 기존 독점 정당에 대한 불신을 새정치라는 대안으로 갈음할 수 있다는 시민들의 기대를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견제와 균형, 시민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며 생활정치를 할 수 있는 인재의 양성, 이를 통한 신선한 경쟁과 책임 있는 모습 등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이유다.

현재의 지역정치는 중앙정치 세력이 적잖은 부분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익산지역 또한 이러한 현실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 정당정치라는 것을 이론적인 개념으로만 이해한 채 표방하고 나선 나머지, 지역에서 주민들과 부대끼며 같이 호흡하고 고민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인재가 아니라 그저 줄 서기에 급급한 입지자들을 선택하는 구조가 현재의 모습이다. 이에 지역 여당으로서 새정연이 깊은 자기반성을 통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 이런 구태는 지역 여당을 제외한 입지자들에게 단일화를 강요하는 구조를 만들었고, 이는 결국 역량 있는 인재의 발굴과 배출의 걸림돌이 됐다.

현재 무소속 출신의 익산시장은 이 같은 구태를 양산하고 있는 새정연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과 경고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반칙승의 여부는 사법부가 가리겠지만, 어찌됐든 시민들은 무소속 시장을 선택했다. 이에 지역에서는 이를 다양성 인정의 측면에서 지역 정치개혁과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우선 무소속 박 시장이 자신을 선택한 시민들의 정서를 꿰뚫어 시정운영에 반영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래야 새정연 일색인 지역에서 무소속을 선택한 시민들의 결정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이는 정치적 다양성을 인정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청 안팎에서 시민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시민들의 목소리는 대의기관인 시의회와 언론 등을 통해 상당 부분이 드러난다. 시장이 이에 귀를 기울여야 할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시의회와 시민들의 변화를 위한 노력도 함께 요구된다.
제7대 익산시의회에는 처음으로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입성했다. 정치적 다양성을 위한 정당설립조건 완화나 로컬당을 인정하는 제도 개선 등과는 별도로, 새누리당이나 정의당 등 지역 소수정당의 자구 노력이 요구되는 측면에서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새정연이 절대 다수인 의회 내부에서 타 정당의 목소리가 많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름뿐인 정당정치에 앞서, 시민을 위한다는 대의 아래 생활정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꾸준히 공부하고 상호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김민서 의원은 “의회에 입성해 7개월 여 의정활동을 하다 보니 밖에서 보는 것과 다른 부분이 많이 있다”면서 “의원 개개인의 역량을 떠나 일정 부분 소수당의 의견이 반영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앙정치인들에 비해 기초자치단체 의원들은 말 그대로 기초 생활정치를 실현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시민들 또한 지역전체는 물론 시의회 내부에서의 견제와 균형을 위해 공천만 받으면 무조건적으로 찍어주는 모습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오랜 기간 동안 지역을 특정정당이 독점함에 따른 부작용들과 문제점들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다양성을 인정할 줄 아는 시민의 역량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다.

공천을 받더라도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시민들을 위한 정책을 내놓을 만한 역량이 없으면, 결국 선택을 받지 못한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를 위해서는 선택권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이 먼저 변해야 한다. 커튼 안에서 무조건 2번에 붓두껍을 찍는 안이하고 무책임한 모습이 아니라, 신중하게 후보들을 검증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소중한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민참여형 지역정치로의 변화를 위해 다양한 인재 육성과 정책토론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을 표방하고 있는 좋은정치시민넷 손문선 대표는 “지역정치가 활성화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그간 지역에서 정치인 양성이 음성적으로 이뤄진 문제를 근본적으로 고치기 위해서는, 이에 참여하는 세력들이 다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지역자치에 대해 “봉건적 정당형태로 인해 정당이 사조직화되고, 평가와 검증을 통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 손 대표는 “지역 독점정당인 새정연이 그간의 잘못된 부분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지고 자율성을 보장해 다양한 인재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이를 시민들이 객관적인 판단으로 평가하고 검증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손 대표는 정당설립요건 완화 및 로컬당 설립, 기호배정 및 국고보조금 문제 개선, 결선투표제 도입, 기초단체장·기초의원 공천제 폐지, 당원자격 엄격화, 공천책임제 도입, 비례대표 의원수 증가 등을 제시하며 “지역의 정치발전이나 한층 성숙된 민주주의는 시민들의 힘에 의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