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시의원, 항소심서 당선 무효형..내년 보궐선거 치를지도 
2008년 3선 등판 이후 당 내부 분열상·핵심당원 물의 속출

내년 4월 19대총선을 앞두고 익산을선거구 조배숙 국회의원의 당 운영 및 리더십 문제가 지역정가에서 화제로 대두되고 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한 이후 지역위원회 안팎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끊이지 않았고, 다선의원 물갈이 여론도 합세해 예비주자들이 빈틈을 노리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금까지 익산을 출마를 공식 선언하거나 곧 출사표를 내겠다고 밝힌 사람만도 6명이나 된다.

최재승 전 의원과 김상기 익산경실련 전 사무국장, 전정희 전북여성정치발전센터 소장, 이영로 마한정책연구소장이 이미 출마를 선언했고, 황현 전 도의원과, 박기덕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출마선언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갑 지역이 한병도 전 의원과 정재혁 민주당 전 정책위부의장, 황세연 전 경실련 중앙위원 등 3명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 전 의원은 당초 을지역에 출마키로 했다가 지역구를 바꿔야 할 뚜렷한 명분이 없다며 갑 선거구로 회귀했다.

이 같이 을지역에 예비주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은 18대 총선 이후 민주통합당 조배숙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익산을지역위원회에서 당원들에 의해 당 운영의 투명성 문제와 당원간 갈등양상이 노출됐고, 소속 핵심당원들이 지속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등 조 의원의 리더십에 시민들이 염증을 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17대 총선 때 익산갑에서 당선됐던 한 전 의원은 지난 21일 출마기자회견이 끝난 후 출마예정지역을 익산을에서 갑으로 변경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당초 익산을에 나가려고 한 것은 조배숙 의원에 대한 바닥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인물을 갈망하는 시민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이유만으로 지역구를 옮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상기 예비후보도 "지역 정치권이 시민들의 고통을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시민들의 걱정거리가 됐고, 특히 을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진 비상식적 행태들은 그들의 독선이 이미 한계상황을 넘었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2009년 고 노무현 대통령 분향소에서의 을지역 당원들의 폭력 사태 △A도의원의 중도 사퇴 및 농협조합장 출마 문제 △2010년 시장 후보로 나선 인사를 도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내리 공천한 것 △B시의원의 원광대 학생회장 출마 등을 언급하며 "조 의원이 시민을 의식했다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전정희 예비후보도 "그동안 익산을에서는 여러 잡음이 있었다"며 "정치가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고 있고, 이제 변화를 요구하는 외침은 시대적 조류가 됐다"고 밝혔다.

아직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지만 황현 전 도의원과 박기덕 연구위원도 조 의원의 리더십 문제를 집중 공략하며 표밭을 다질 계획이어서 익산을 수성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예비후보자들이 많은 만큼 조 의원에 대한 공격 또한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 의원을 사령탑으로 하는 익산을지역위원회는 많은 문제를 노출해왔다.

최근에는 익산을 소속 C의원이 종중 재산을 유용한 혐의로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지만 내년 4월에 보궐선거를 치러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이렇게 될 경우 조 의원의 리더십 논란이 재 점화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지난달 중순 익산을 소속 시의원 B씨가 지역위원회와 상의하지 않고 원광대학교 학생회장에 출마해 낙선했다. 이때도 시민여론이 악화됐었다.

지난 7월 역시 익산을 소속 도의원 A씨가 당선된 지 1년 만에 사퇴하고 익산농협조합장으로 출마해 낙선했다.

시민단체의 반발과 여론 악화로 인해 조 의원이 직접 대 시민 사과 기자회견을 단행했지만, 당시 익산시에서는 조 의원의 리더십 논란이 들끓었었다.

이후에도 논란은 그치지 않았다. 조합장 선거에 이어 치러진 10월 도의원 보궐선거에서 익산을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익산시장 후보경선에 나섰던 인사를 도의원 후보로 추천했기 때문이다.

당선 가능성이 중요하다지만 도의원을 그만두고 시장 후보경선에 나선 인사를 다시 도의원 후보로 재 공천한 것에 대해 지역정가에서 말이 많았다.

지난해에는 더 시끄러웠다. 5대 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갑을지역이 시장후보 경선 방식을 놓고 다투는 양상을 보였고, 같은 해 3월에는 공천헌금설이 튀어나왔다.

내부 갈등을 겪던 몇몇 당직자 및 당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조 의원의 신임을 받는 실세인사들이 시장 및 시의원 입지자에게 공천헌금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또 을지역위원회가 당원들에게 설 명절 선물을 돌렸으며, 시장 예비후보를 밀실에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조사에 나선 익산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 사건을 검찰에 고발했다. 2009년에는 불우이웃돕기 성금 유용문제가 나왔다. 몇몇 당직자들은 을지역위원회가 당 핵심인사들로부터 불우이웃돕기 명목으로 770만원을 걷었는데, 343만원만 시청에 전달되고 나머지는 오리무중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해 5월에는 고 노무현대통령 분향실이 차려진 을지역위원회 사무실에서 당직자들의 폭력사건이 있었다. 지역위원회 운영방식을 놓고 벌인 다툼 때문이었다.

18대 총선 몇 달 뒤인 2008년 8월에는 백두산에 놀러간 핵심당원들의 경비를 을지역위원회가 보전해줬다는 폭로가 있었고, 검찰조사가 이뤄졌다.

이 사건들은 검찰조사에서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기소되지 않았지만 하나같이 뜨거운 이슈들이어서 시민들의 이목이 쏠렸다.

이에 따라 내년 4월에 있을 총선에서 조배숙 의원이 4선고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이 같은 '리더십 위기설'을 순탄하게 넘길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아마도 이번 총선에서 조 의원은 다선의원에 대한 시민들의 염증과 지난 4년 동안 일어났던 각종 잡음들을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따라 지역구 수성여부가 달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