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에서 국회의원들은 후보공천을 낙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를 꿈꾸는 공직후보자들도 마찬가지다.

개혁·친노세력을 망라한 시민사회 진영의 쇄신요구가 정풍으로 강하게 확산되면서 공천권을 유권자들에게 돌려주자는 주장이 대세가 되고 있다.

우선 이달 초 창당될 시민통합당이 새바람을 주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시민통합당은 노무현재단의 문재인, 국민의명령의 문성근, 내가 꿈꾸는 나라의 김기식, 한국노총 등이 결합한 세력으로 7일께 대회를 열고 창당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전북도당, 전남도당, 경남도당 등 5개 시도당이 창당됐다. 전북도당은 지난달 30일 전주에서 창당했는데, 시민단체 활동가와 재야 정치인 등 4천여 명의 당원을 모집했다. 익산 정치인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을선거구에 출마할 황현 전 도의원이 유일하게 참여했다.

이에 민주당은 오는 11일 임시전당대회에 이어 17일에는 시민통합당과 합쳐 신당을 꾸릴 계획이다. 통합신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는 다음 달 선출키로 했다.

정작 관심을 끄는 것은 개혁세력의 몸집 불리기가 아닌 총선 후보자 공천방식과 당원제도 변경이다.

통합신당이 꾸려지면 100%국민경선으로 국회의원 후보자를 선출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정당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 속에서 태어날 통합신당은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공천방식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 될 처지에 놓여있다.

게다가 기존의 당원제도가 현역 국회의원의 기득권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통합시민당 세력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결국 민주당과 통합시민당 세력이 당내에서 타협을 모색하는 방법은 공천방식 및 당원제도 변경밖에 없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따라서 공천방식은 완전국민경선제, 당원제는 기존 당원 및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당원을 모두 수용하는 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기존 국회의원들은 기득권이 약화되고 일반시민의 선택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인다. 최근 조배숙·이춘석 의원이 지역구를 돌며 대 시민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차기에 선출될 통합신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정치적 성격도 중요하다. 친노그룹이나 시민단체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할 경우 쇄신 폭이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진보통합연대가 통합 절차를 밟고 있는데, 몸집을 불린 민주당이 획기적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양측은 내년 총선에서 연대해 한나라당에 맞설 가능성이 있다. 

현재로서는 양측의 통합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지만 이래저래 정치권은 요동치고 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