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上. 반복되는 프로그램
     무얼 기대할까
中. 실수 번복하지 않는
     축제여야
下. 혁신이 필요하다

◆규모·내용 명확해야

현재 익산에서 진행하고 있는 서동축제는 전국 단위의 홍보와 함께 전국규모의 축제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익산의 서동축제를 찾는 외지인은 그리 많지 않다. 전국민을 끌어들이기 위한 특별한 메리트가 부족하기 때문에 서동축제는 전국규모의 축제라기보다는 지역축제에 가깝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동네잔치'로 전락했다는 평가도 따랐다.

서동축제가 전국규모의 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우선 지역민들을 위한 축제로 할 것인지, 전국규모의 축제로 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정립이 우선돼야 한다.

지역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철저히 지역민들을 위한 축제로 탈바꿈해 전국으로 전개되는 홍보비용 등을 절감하고 지역정서를 감안하면서 지역민들의 참여를 이끄는 것이 필요하다.

역사축제로 자리매김하고자 할 경우 서동과 선화에 대한 역사적 고증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삼국유사의 설화를 인용해 무왕의 왕후로 자리매김할 것인지, 왕후를 사택적덕의 딸로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고증을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무왕의 익산천도를 중심테마로 할 것인지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백제의 무왕이 익산에 역사적 천도를 했다면 이 또한 축제의 좋은 테마가 된다.

무왕의 익산천도와 왕궁에 대한 역사적 재현을 축제의 테마로 삼는 것도 중요한 가치와 자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테마축제로 방향을 정할 경우 삼국유사의 설화를 중심으로 한 사랑축제 또한 중요한 주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사랑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들을 컨텐츠로 구성할 경우 많은 소재가 있기 때문이다.

역사테마와 사랑테마를 격년제로 번갈아 추진하는 방향도 고려해봄직하다. 그래서 서동축제에 대한 전략적이고도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마련해 축제의 정체성을 먼저 확립하고 전국축제로 할 것인지 아니면 지역축제로 할 것인지, 그리고 역사를 테마로 할 것인지 사랑을 테마로 할 것인지에 대한 정립이 우선돼야 한다.

◆지역사회 자원 활용해야

축제는 지역의 참여가 절실하다. 축제에 소요되는 자본을 지방자치단체로부터만 수급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순수한 시민들의 세금과 더불어 지역 기업의 출연과 참여가 필요하다.

특히 지방기업의 지원으로 축제의 예산을 충분히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기업이 자본을 제공하고 기업을 홍보하며 지역과 함께 하는 기업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것도 좋다.

또한, 전국단위의 대기업으로 하여금 지역 축제 비용을 출원토록 하고, 대기업을 영입해 대기업이 자체 홍보토록 해 전국의 축제로 만드는 방법도 고려해볼만 하다.

◆해결해야 할 문제들

올해 서동축제를 4일 남겨두고 있다. 그동안 준비해온 만큼 최대의 결과를 기대한다. 향후 서동축제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비평도 따라야 한다는 여망이다. 비평을 통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 차기 축제에 도입하고 수준과 질이 높은 축제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서동축제는 변화돼야 할 것들이 많다.

익산시는 추경예산을 통해서라도 긴급히 차기년도의 축제를 올해부터 준비해야 한다.

학계 전문가의 참여도 절실하다.

우선 축제기획위원회를 구성하고 축제의 내용과 정체성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지역 대학 학자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지역의 정신문화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문학학자, 역사학자, 사회학자 등의 참여가 요청된다.

축제를 전담할 수 있는 안정된 조직도 필요하다. 기획과 실행을 분리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적 기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마인드가 부족한 공무원의 존재는 축제의 실패를 견인한다. 축제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전담하면서 축적된 노하우로 행정과의 견인 역할을 할 역량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익산시장은 축제를 담당하는 공무원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현재 익산시가 서동축제의 내용으로 하고 있는 무왕제례, 서동선화 혼례식, 무왕 행차 등 전통적인 행사는 반드시 학계와 전문가들의 고증을 통해서 진행해야 한다.

역사적 고증을 통한 사실성, 장엄성, 신성성 등을 포함하고 전국의 학계와 학생들이 참여하며 문화재청, 문화관광부, 교육과학기술부가 참여토록 준비하고 기록하기 위해 모여드는 고증 행사가 된다면 커다란 부가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