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하지 않고 급여가 지급되는 공무원의 공로연수기간을 줄여야 한다는 게 시민여론이지만 익산시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시는 현재 정년퇴직을 앞둔 5급 이상 공무원에 한해 퇴직 전 1년 동안 공로연수를 실시하는 제도를 두고 있는데, 이 기간에는 출근을 하지 않고 급여를 받는다. 무노동무임금의 원칙에 위배되는 제도다.

정부지침상 공로연수제도는 6개월 이상 1년 이하로 운영할 수 있는데, 익산시는 민선5기가 출범한 지난해 7월부터 6개월에서 1년으로 바꿨다.

민선5기 들어 이한수 시장이 공로연수기간 연장안이 포함되어 있는 조직혁신안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직혁신안의 내용을 정확히 검토하지 않은 채 서명했던 이 시장은 올해 들어 여러 차례 연수기간 단축문제를 거론했지만 실무부서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유기상 부시장과 장주영 행정국장, 김경이 행정과장 등 간부공무원들이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공로연수기간을 6개월로 단축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한 번 세운 원칙은 신뢰성 차원에서 자주 바꿀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들은 또 "지난해 말 이미 4명의 공무원이 1년을 앞두고 공로연수에 들어갔다"며 "바뀐 제도를 6개월밖에 시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변경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공무원 조직 내부의 문제일 뿐 익산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세금이 효율적으로 쓰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미 공로연수에 들어간 직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는 지엽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용식 노조위원장은 "공로연수 1년제는 예산의 효율성 측면에서 불합리한 것"이라며 "통상 4급 이상의 공무원은 명예퇴직하는 군산시의 사례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